사람을 변호하는 일 - 무너진 한 사람의 빛나는 순간을 위하여
김예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을 욕망의 도구로 깔아뭉개는 이 문제는 칼로 무 자르듯이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 적어도 우리 주변에 이런 일들이 무수히 벌어지고 있음을 함께 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일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소개할 페이지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아무리 줄여도 며칠 간 30쪽 이하로는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고민하는 대신 멈추고 매일 다시 읽었다. 밑줄 친 내용 모두가 중요해보였다.

 

그러다 내게 중요한 것들과 저자가 공들여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조금씩 분리되고, 이젠 금방 잊어버리지는 않을 만큼 기억될 내용들도 늘어갔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즐겁게 고민하며 열장의 이미지를 남겼다.

 

김영란 전대법관과 은유 작가의 추천사에 읽기 전부터 몹시 설렜는데, 읽기 시작하고 곧 저자의 이야기들로 심장이 쿵쿵 좀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대환장출생기는 무섭고도 슬픈 이야기였는데, 표지에서 환하게 웃는 저자의 표정 그대로 저자를 조금도 좌절시키지 못한 듯하고, 오히려 감동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살아가는 삶의 계기와 동력이 되어 준 듯하다.

 

이는 저자가 등록된 자신의 장애를 적극 호소해서 설득과 성취를 했다는 말이 전혀 아니다. 장애가 있던 없건 저자는 반짝이며 웃으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동행했을 것 같다. 다만, 5살 아이를 실명시킨 범죄를 판결하는 그 법정에서의 변론은 실명하여 의안을 한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발언이었다는 점이다. 나는 놀라서 몸을 바짝 웅크리고 모든 문장에서 배우며 법정에 앉은 시민으로 그 발언을 읽고 또 들었다.

 

복잡할뿐더러 엉망이기도 하고, 때론 강렬한 적의와 맞서 사는 일에, 법은 마지막 의지(依支)이자 무기이기도 하지만, 불완전하고 결과의 변동이 클 때도 있다. 그래서 모든 사례가 아슬아슬했다.

 

때론 너무 두려운 사건 내용이라 읽지 말고 넘길까 싶은 생각이 드는 범죄도 있었다. 그럴 땐 읽기를 멈추고 가만 생각해보았다. 그 범죄를 당한 사람, 그 어려운 이야기를 증언한 사람, 그 난장판에서 함께 싸운 사람... 어려운 것, 두려운 건 이들이 다했고, 나는 안전하게 읽기만 하면 되는데... 할 수 있다고.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너져 있는 한 사람이 보입니다. 그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천천히 함께 걷다보면 느리지만 조금씩 자기를 돌아보는 모습도 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처럼 활동하는 변호사를 만났다. 나도 모르게 배우고 간직한 편견, 동정, 배척, 거부 등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누구나 그럴 수 있으니, 자책 대신 이 책을 많이들 읽으시면 좋겠다. 그 감정과 생각을 돌아볼 신나는 계기가 되어준다. ‘말에는 힘이 있다는 말을 믿으며 열심히 추천을 말해볼 결심!

 

마지막으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있다면, 부록에서 잘 정리된 내용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장애인인권법센터> 유튜브를 방문해서 피해자가 꼭 알아야하는 여러 내용을 확인하고 북마크해두는 일도 필요하다.

 

죄를 저지르는 것은 쉬울지 몰라도 그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 범죄 피해를 당해 막막한 사람 누구에게라도 널리 공유해 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