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좋아서 교사가 되었는데
임하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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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취업이 빨라던 친구들은 교사가 된 이들이다. 대학 졸업 후 임용고시를 보고 바로, 혹은 대학원 진학 후 임용고시를 보고 취업에 성공하면, 20대 초중반에 직장인이 된다. 그것도 교사가 된다.

 

서로 바쁘던 시절이라 세세하게 취업 후 일상을 다 알진 못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자주 만났던 시절이기도 해서, 인연이 결혼 후까지 계속 이어지는 오랜 친구들이었기에, 20세기와 21세기의 교육환경과 현장에 대한 업데이트 소식을 오래 듣고 산다.

 

이 책의 저자는 2020년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하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상황이었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세상을 만난다. 비대면으로 화면으로 학생들을 만나며 콜센터(?) 업무를 보다 6월 초에 겨우 얼굴을 보았다.

 

드디어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전날, 학급 학생들의 명렬표 하나하나를 살펴보았다. 내가 이 학생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이 학생들의 출석률, 과제를 얼마나 잘해 왔는지의 단순한 수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초임 교사가 낯선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인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서로에게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 경험을 그저 흘려버리지 않아서, 계속 고민하고 반추했기 때문에, 저자는 더 분명하게 교사로서의 자신의 향로를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교사의 역할은 복잡하고 불분명할 때가 많다. 강사나 교수와도 다르다. 그래서 당연하다는 듯 요구되는 자질도 복잡하고 지나치게 압박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실력과 품성을 모두 갖춘 신입이라니, 다른 어느 직업 분야에 그런 신입이 있단 말인가.

 

저자는 사고와 행보를 차근차근 넓혀간다.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깊어간다. 이 모든 여정에서 저자는 교육공동체를 생각하는 다짐을 한다. 교육시스템은 교사가 개인으로서 좌절하고 절망하기 쉬운 환경이기도 하다. 복불복처럼 교사를 지지하고 보호하려 하지 않는 관리자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학교에서 제일 나이가 어린 교사이면서 부장 교사인 나는 거부권조차 행사하기 어려울 때......”

 

교육은 사회 전체의 과제이고 중요성이 너무나 크다. 공적 영역의 일이고 공적 책임이 막중하다. 그러나 전체주의의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라고 강요하고 추궁해서는 안 된다. 애정을 가지고 행복을 비는 교사라면 고민과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4년차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계속 만들어나가는 한편, 인간으로서 자신도 잘 돌보고 다독이고 격려하며 무탈하시기를 바란다. 완전한 통제력이 없는 상황이 내가 하는 일이 아무 영향도 못 미친다는 건 아니다. 결국 가장 잘 알고 관심이 있는 누군가의 간절한 제안과 비판이 필요한 시기에 모든 것을 바꿔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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