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래 과학 트렌드 - 한 권으로 따라잡는 오늘의 과학, 내일의 기술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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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만 봐도 한 권의 책에 담을 수 있는 수많은 과학 분야들의 정보가 놀랍다. 과학예산 삭감으로 2024년 당장의 여러 연구가 중단되고 불투명해졌지만, 그러니 과학문해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는 읽기와 공부가 중요해진다. 이정모 관장님이 어렵지 않다고 하시니 안심!



 

나는 소위 과학세대에 속한다(고 들었다). 과학이 바꿀 미래에 대한 읽을거리와 상상과 이야기와 꿈이 가득했다. 어린 시절에는 커서 우주비행사가 될 거라 생각했다. 구독하던 소년문학/과학잡지에는 과학과 기술이 바꾼 아주 구체적인 미래의 풍경이 가득했다.

 

기초과학을 전공했고 지금도 물리학의 이론과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빌트인이 된 프레임 같다고 할까. 그래서 과학에 대한 관심이 점점 적어지는 우리 집 십대들의 취향(?)이 살짝 아쉽다. 설득할 생각은 없지만, 과학지식이 아닌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중요하게 여겨주길 바란다.

 

정책의 진심은 예산과 인력에 있다. 연구개발예산이 유례없이 삭감된 한국의 미래도 과학도 염려스럽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과학관인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짚어주는 한 권에 담은 과학 정보가 올 해는 더 궁금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과학자 집단 - 현장전문가 24-이 시도하는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연구실만이 아닌 현장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호기심을 경험한 이들이 선정한 내용이니 트렌드라는 명명이 어울릴 수 있다. 과학연구자들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공감하고 소통하고 조력하는 모습이 새롭고, 기존의 이론이 아닌 각 분야의 현주소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나처럼 물리, 화학, 생물, 지학이라는 네 분야를 과학으로 알고 선택해서 공부한 기성세대라면, 진짜 과학의 지형도를 볼 수 있고, 분리와 선택으로 과문했던 어떤 분야의 기초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과학적인 세계관은 어떻게 형성되는지, 질문은 어떻게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가장 관심이 가는 키워드와 과학 분야부터 읽고 배워도 문제없으니 즐거운 방식으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기후문제와 인류의 미래가 지금 가장 걱정되고 궁금해서, 기후과학과 지구열대화를 다루는 지구과학 파트를 먼저 보았다. 그리고 전공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아닌, 문화로 접근하는 과학활동에 관해서도 흥미롭게 배웠다.



 

“C4 식물은 3탄당을 만들기 전에 우선 탄소를 4탄당의 유기산으로 만들어 저장하기 때문에 기공을 닫아도 광호흡 등의 문제 없이 광합성 효율을 높인다.”

 

“C4 식물은 약 8,100종으로 육상식물의 3퍼센트 정도이며 모두 속씨식물이다. (...) 대표적인 C4 식물로는 옥수수, 사탕수수, 수수, 기장 등의 곡물류와 피, 강아지풀, 바랭이, 그라스류, 아마란스류 등 (...)”

 

“C4 식물은 지구 바이오매스의 5퍼센트가 안 되지만 탄소는 30퍼센트를 고정한다.”

 

이상기후로 세계의 작품 수확량이 줄어들어 식량난과 이에 따른 분쟁, 난민 등은 큰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이미 동아프리카에서만 1,700마 명이 가뭄에 의한 식량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엘니뇨를 정의할 때 적도 부근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섭씨 0.5도 이상 상승하는 상황을 일컫는데, 슈퍼엘니뇨는 그 이상 값이 1.5~2도에 이르는 경우를 말한다.”

 

해양과 대기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고려할 때, 슈퍼엘니뇨는 그저 경고성 위협이 아니라 곧 지구 곳곳에 어떤 형태로든 닥칠 다양한 기후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온실가스 농도는 안정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상승이 가속화되어 (...) 지구열대화global boiling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협약으로는 더 이상의 위기 대응이 불가능한 것일까? 과연 누가, 어떤 노력을 더 해야 지금 이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202271일 시행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녹생 성장 기본법에 따르면, 기후정의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사회계층별 책임이 다름을 인정하고, 기후변화의 책임에 따라 탄소 중립 사회로의 이행 부담과 녹색 성장의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

 

과학과 전문가가 최고,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성실하게 축적된 연구와 학문의 권위를 기본으로 하며, 차근차근 확인하고 질문하고 새로운 지식과 의견을 더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숙고의 태도로 사회가 운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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