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미래 - 사라진 북극, 기상전문기자의 지구 최북단 취재기
신방실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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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부제가 두려워서 며칠 만에 펼쳐 보았다. 30년 전에는 많은 이들이 환경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현실과 예측에 대한 고민은 나눠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이제 온난화, 가열화, 끓는 지구란 표현이 공식 등장하고 위기가 상식이 되는 시절이 되자 비로소란 기쁨보다 늦었다란 절망감이 더 크다.

 

2023년이 마지막 변곡점이라고 하는데 그냥 살던 대로 살았다. 이번 주말 가족 모임 도중에 기후환경 관련 얘기가 나왔는데, 십 대 아이들이 진지하게 어른들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미안하고 아파서였는지 먹은 음식에 체했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 언제까지 이런 질문만 거듭하며 사는 걸까.

 

이 책은 지금 북극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서늘하고 뜨겁게 기록한 자료다. 저자는 기상전문기자이고, 기후 변화의 시작점이 북극을 2주간 취재했다.* 오래 전 빙하를 보러 갔던 북위 78도 노르웨이도 기온이 오르고 해빙이 녹고 있다.

 

* 취재 내용은 KBS 다큐멘터리 <시사기획 창> ‘고장난 심장, 북극의 경고편으로 방송되었다.



 

북극에 갇혀있던 제트 기류는 냉기를 품고 내려와 한파를 만들고, 대기 정체로 폭염과 집중 호우가 일상이 될 것이다. 규모는 전 세계이다.** 서식지의 급변은 생태계의 급변으로 이어져서 수많은 생명들이 죽어갈 것이고, 인간의 주거지도 위협받을 것이다. 영구동토층에 갇힌 이산화탄소는 대기 방출될 것이고, 미접촉 바이러스와 미생물은 깨어날 것이다.

 

** 원격 상관 teleconnection: 우리의 삶은 북극과 연결돼 있다. 지구는 대기권과 수권, 지권, 빙권, 생물권으로 연결돼 있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젠가는 마주치게 된다.

 

사시사철 얼어있는 곳이 북극인데 문제는 반응 이 비가역적이라는 거거든요. 한 번 녹으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이제 우리 시대 는 끝인 거고 다음 빙하기를 기다려야 됩니다.”

 

이 모든 것은 일단 시작되었다면 인간이 되돌릴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일들이다. 갯벌인지 사막인지 모를 낯선 곳이 북극의 현재 모습이다. 흰 눈과 얼음의 북극은 더 이상 없다. ‘불편한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기 거부한 결과다. 이미 여러 번 말했지만, 지구를 구할 필요는 없다. 사라지는 것은 인간이다.

 

인류가 공동의 지혜를 모아 탄소 농도를 예전만큼 줄인다고 해도 원래 기후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기후의 히스테리시스*, 즉 비가역성 때문이다. 한 번 고삐가 풀린 기후 시스템은 대기가 정상 상태를 되찾아도 한동안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이게 된다. 예측 불가능한 폭풍우 속에 우리의 미래가 침몰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번 녹아버린 북극의 빙하와 영구동토층*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없다.”

 

그럼에도 변화를 바란다면, 늦추려면,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지금 즉시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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