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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라면
김유리.김영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8월
평점 :
경험하지 못한 것을 공감할 수는 없어도 사유할 수는 있다, 란 문장을 금래 자주 떠올린다. 좁고 얕은 삶이지만 살아본 경험에 미루어 곱씹어 보기도 한다. 맞는 말이란 생각이 더 확고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간접 경험의 폭이라도 넓히며 살아야한다는 깨달음도 함께 왔다. 노력하지 않으면 점점 더 타인을 모르고 되고 말테니까. 오프라인으로 뭘 하는 게 너무 어려워진 내게는 요즘 유일한 통로가 문학 같다.
장애에 대해서는 단어만 알고 전혀 실상을 모르고 살다가 10여 년 전부터 운 좋게 일이 먼저 연결되고, 친구가 생기며, 아주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알던 세상을 다르고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기회가 생겼다.
한 번도 불편하지 않았던 유럽 국가들이 전동/수동 휠체어를 탄 이들과 동행하면 어떤 장소가 되는지 절감했다. 참담하게도 2023년 한국의 공공 서비스와 혐오에 비하면 당시 유럽의 서비스 체계나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해도)나았다.
이 책은 장애 유형 중에서도 잘 모르는 발달장애를 가진 저자와 재활상담사의 공저(라고 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만 해도 욕먹고 거부당하는 현실에서 영화 동아리에서 만났다는 사연이 눈부셨다. 14년의 우정이 부러웠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과, 각자의 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다른 함께 하기와, 결국엔 ‘우리 책’이라는 멋진 결론과 출간하는 용기 모두가 이 책을 충분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이 북토크도 하셨다는데 뒤늦게야 소식을 들었다. 어쩌면 이 책의 문장들과 분위기처럼 그렇게 즐겁고 유쾌한 대화처럼 이어가셨을 지도 모른단 상상을 해본다.
22년 기준으로 ‘등록된’ 장애인 수는 265만 2,860명이다. 23년 기준 총 인구수는 5,155만 8,034명이다. 대략 19.435명 중 한 명이 장애를 가졌다. 그런데 우리는 19명 중 한 명 분포로 장애인과 함께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들은 다 어디 있는 걸까.
누구나 살다가 중도 장애가 생길 수 있고, 누구나 병에 걸릴 수 있고, 누구나 늙고, 누구나 약해진다. 사회 시스템과 안전 기준이 약한 이들에게 맞춰질수로고 그 혜택은 더 많은 이들에게 돌아간다. 왜 안 될 일인지, 뭐가 그리 어려운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는 숙려熟慮하는 사회를 늘 바라고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