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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여행 IN 독서치료 - 글자가 건네는 위로와 힘
이재연.오수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7월
평점 :
나를 아주 잘 알아주는 사람이, 현명한 조언을, 내가 간절할 때마다 줄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런 일은 드물거나 불가능하다. 또한 내게 일어난 일, 내가 느끼는 것, 내 생각을 타인에게 설명/전달하는 일도 쉽지 않다. 충분한 시간을 내어 대면으로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도 적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나는 결국 선택과 판단을 하고 책임을 지는 당사자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타인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내 능력을 벗어난 분야와 행정 도움, 혹은 격려이다. 문제는 그러려면 차분하고 냉철하게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그 시간이 뜻밖에 독서의 시간일 경우도 많다.
고요하게 호흡을 고르고 작가/저자가 논리적으로 고른 문장들을 읽다보면, 내 사고 역시 그런 패턴으로 흘러간다. 어둡고 흐린 부분이 선명해진다. 종종 기대하지 않았던 위로를 받고, 힘을 얻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거나,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게도 된다. 책은 진통제이자 치료제이다.
치료에 집중하는 책이라 반갑고, 뇌신경 얘기를 해주어 더 좋다. 뇌를 진정시켜야 불안이 가라앉는다. 뇌에 자극을 가하는 방법은 몸을 움직이며 책을 읽는 것이다. 내게 익숙하기도 하고, 재확인하기에도 좋은 내용이라 기쁘다.
“하루라는 시간은 제법 가파릅니다. 생각보다 가파른 그 하루를 잘 살아 내려면 시간의 계단을 하나씩 오르면서 묻고 대답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일 생각과 마음속에 겨울과 봄이 교대 의식을 치를 수 있도록 책을 손에 쥐는 하루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독서 치료보다 독서 의존증, 활자 중독, 도피 강박이 있는 수준이지만, 책을 읽지 않았다면 더 심각한 문제를 겪었을지 모른다. TV를 거의 켜지 않는 매일의 일상에서 달리 현실에서 잠시 도망가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다른 공간은 없다.
책 속 세계는 갑갑한 현실보다 거대하고, 작가들의 지혜와 현명함은 얄팍한 내 지식보다 방대하다.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내가 현실에서 열 번을 환생해도 다 못 만날 다양성을 가진다.
책을 통해 타인도 나도 이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도, 복잡한 세상을 보는 시선도 키운다. 나를 키운 것도 책이지만, 나를 유지시켜 주는 것도 책이다. 주변에 책 읽는 이들이 많아서, 일 년에 한 권도 안 읽는다는 통계를 믿기가 어렵지만, 많은 분들이 좋은 책들을 많이 읽으시기를 늘 응원한다.
“완전히 치료가 되기 위해서는 (...) 내가 느끼는 감정을 분명한 언어로 표현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도 책처럼 읽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 그리고 그것을 명확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