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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성으로 밝혀낸 세계와 인위이성으로 세워진 세계
나현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5월
평점 :
쉽지 않을 거란 짐작은 했다. 이성을 자연과 인위로 나누는 것도 처음이고, 두 이성의 역할이 ‘밝히는 것’과 ‘세우는 것’으로 나누기까지 하니까. 자연으로부터 출발해서 인류 문명의 구성체까지 확장하는 사유가 방대하다.
오래 전 철학 수업에서 만난 근대 철학의 문장들처럼 읽히니 무언가 그립기도 하다. 그때는 읽었지만,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철학과 시간도 정말 사라지지 않고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일까.
이 글은 저자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이성과 이성의 역할과 확장의 일부를 발췌하며 이해해보려한 기록이 될 것이다.
- 이성과 자기의식 : 개별과 자신과 불일치하고 구분되는 타자의 명확한 인식으로, 유리되는 자신의 존재. 이성의 관찰은 내외적 성찰이다.
- 자연 탐구: 자신과 타자의 존재를 구분하려는 시도.
- 자기의식: 감지와 이성에 의해 구분하고 반성하고 통찰한다. 주체성과 개별성에서 비롯된다.
“대자적 구분, 이러한 구분의 해체를 통한 자연 과학적 탐구 방식은 곧 자기의식의 반성 방식과 같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 존재의 지속성: 점유와 보존에 관계한다.
- 추론과 추상화: 자연이성과 인위이성의 작용. 자연 이성의 단계 이후에 인위 이성이 정관한 바를 추상하여 작품이나 사상으로 정립하고 제작하는 것.
“표상으로부터 순수한 주관을 분리해 내는 자연이성의 침전 작업의 결과물인 순전한 자기의식이 자신과 분리된 순전한 객관을 정관한 바를 인위이성으로 추상하는 것 (...) 국가의 법률.”
- 수학적 학문: 자연이성의 분리인 순수 형식들의 분리를 통해 순수 형식인 공간과 시간에 적합한 대응
- 시간과 공간: 순전한 객관을 이루는 객관 내 순수 형식. 자연이성으로 분리.
저자는 모든 학문이 이성의 작용이라 보는데, 그럼에도 인간이 이성을 활용하지 않고 반대되거나 부정함으로써 생성된 것들도 실존한다고 본다. 일견 논리적 모순처럼 들려 생각해보았다.
‘모든’이란 것이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학문을 기반에 두지 않고, 인간이 자연 세계와 분리해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인간이 따로 만든 게 문제가 아니라, 늘 7만 년 전 상태의 뇌로 새로 태어나는 인간이 문제인 것도 같다.
이성은 학습이고 훈련을 통해서만 성장하고 제대로 활용되는 능력이니까. 나는 아마도 평생 ‘지나치게 이성적’이라 불편한 사람을 한 명도 만나지 못할 것 같다. 이성지상주의자는 아니지만, 이성이 부재한 세계는 괴로운 혼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