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위기 - 스웨덴 출산율 대반전을 이끈 뮈르달 부부의 인구문제 해법
알바 뮈르달.군나르 뮈르달외 지음, 홍재웅.최정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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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각각 수상한 부부 저자가 인구 위기를 주제로 삼은 1934년 출간서이다. 낯설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분석을 만나게 될 거란 기대가 오히려 컸다. 덕분에 검색해본 인구관련 정보를 보고 놀랐다. 세계 인구는 80억을 넘어 81을 향하고 있고, 인구수 1위 국가는 중국이 아닌 인도였다.


 

세계 인구가 현재 소비수준으로는 지구 생태계의 한계를 이미 넘은 시절에, 한국의 인구감소는 지역적인 문제일까 고민이 잠시 되었다. 어쩌면 이미 방법은 알지만 실행하지 않는 또 다른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이니 책을 통해 찬찬히 배우는 방법이 더 필요했다.

 

적어도 사회학자이고 정치경제학자인 저자들이 여성의 이기심 등등 기가 막힌 원인을 들먹이진 않을 거라는 것, 인구 위기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사회 개혁을 위한 다른 문제들의 해법도 함께 고민될 거란 기대를 했다. 정치나 정책 영역에 직접 활용되는 길이 최선일 것이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매우 급진적으로 분배정책 및 사회정책을 변화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 변화는 기술의 가능성 안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향상된 급진적인 생산정책의 변화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

 

출산율(혹은 출생율)이 감소하는 이유는 그로 인한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되기 때문이다. 가족이 늘어나는 일이 기쁨과 행복이 아닌 회복하기 힘든 단절과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이라면 피하고자 하는 현상이 필연적이고 자연스럽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의 상황이라, 비록 거의 100년 전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시도된 적 없는 진보적 정책들을 만날 거란 짐작은 맞았다. 여성을 비난하고 책임을 떠맡기는 방식은 없다.

 

- 출산/양육비용의 대부분은 사회의 부담

- 기혼 취업 여성의 직장/가정생활 양립을 위한 사회의 적극적 지원

 

내가 몰랐던 스웨덴의 현대사에는 이들 부부가 1930-40년대에 제안하고 바꾼 정책들이 단단한 토대로 사회를 떠받치고 있었다. 학자의 연구 결과가 의도와 의지대로 사회에 반영되어 시행된 결과가 내가 만난 복지국가 스웨덴이었다. 한 때 유럽 최빈국으로 최악의 인구 감소를 겪었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가장 자연스러운 국가 보장 보육제도는 가장의 직업이나 성별과 상관없이 그가 실업을 했든 안 했든, 소득이 근소하든, 나아가 가장이 있든 없든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금액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한국의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율은 2.1명이지만,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출생율) 0.78이다. 전쟁이나 사회적 급변으로 충격 상태에서나 가능한 수치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소멸국가인 한국사회의 정책적 대안을 무엇일까. 있기는 할까. 있다면 약자들을 차례로 겁박하는 이 정부에서 시행될 수는 있을까.

 

모든 사회계층에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며, 질병 예방의 범위가 더 확대되어야 하며, 이것들은 가능한 한 무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적절한 건강관리가 가정의 경제적 자원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은 곧 의료의 사회화라고 불리는 요구다.”

 

이 책은 분명하게 제안한다. ‘충분히 큰 정부의 재원 투입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구문제는 분배, 사회, 생산 정책 전반의 개혁을 통해 복지국가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0.78로 가장 확실한 경고를 전하는 지금 우리가 못하면 다른 기회는 없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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