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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의 힘 - 인공지능 시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법
구본권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6월
평점 :
‘메타인지’라는 학술 용어를 안 건 여러 해 전이지만, 매사에 진지한 꼬맹이가 공부하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고 울음을 터트렸을 때가 일상의 풍경으로 ‘메타인지’가 내게 처음 각인된 순간이었다.
심각한 아이가 귀엽기만 했지만, 위로를 건네면서도 신기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이렇게 확실히 구분을 하는 구나,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도 구분하는 구나 싶어서. 그걸 못하는 어른들이 많고 많다.
- 나는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
- 나의 생각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는 존재와 힘은 무엇인가
- 나는 누구인가
오랜 질문에 여러 답변을 해주는 뇌과학이 반가워서, 전공은 아니지만 관련 과학서를 꽤 읽고 있다. 과학지식이란 담담하고 가차 없어서 어떤 내용은 암담하지만, 또 다른 내용은 평생 희망적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뇌의 가소성.
죽을 때까지 우리는 변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이다. 안다고 착각하거나 믿거나 해서 편견과 선입견이 된 지식 대신, 실제로 제대로 알고 실천해보는 경험을 통해 메타인지는 더 성장한다.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기 위해서는 상상과 결심이 필요한 게 아니다. 무지를 깨닫게 하 실제적인 접촉과 자극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식과 기술이 요구된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재구성하는 작업에 최적화될 것이다. 미래에 다른 변화가 있을지는 몰라도, 나는 인공지능이 자신의 지식 상태와 능력을 알아차리고 속상해하거나 울거나 결심을 하거나 변화를 꾀하는 모습을 지금은 상상하지 못한다.
인공지능이 나는 누구인지, 삶의 의미와 가치 있는 방식은 무엇인지, 오래 고민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답변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찾아줄 수는 있지만, 새로운, 특이한, 웃기는, 재밌는 생각이 났다고 즐기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우리는 메타인지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에서도 헤매고 혼란을 겪고 있으며 소통의 문제를 안고 산다. ‘나를, 내 상태를 충분히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하지 못해, 온갖 잘못된 일에 동원되고 가해를 저지른다.
그건 안타깝게도 뇌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수많은 감각 데이터 중에 뇌는 선별하고 왜곡하여 생존에 유리한 판단을 내리고, 일단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 동일 방법에 집착한다.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회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메타인지적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모두가 ‘모르기 때문에’, ‘모를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사실이므로, ‘내가 모르는 것’뿐 그게 사실일 수 있으니까. 아무리 많이 알아도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가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게 해주는 일종의 투시능력과 같아서,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볼 수 있게 해주고 그것을 시각화해서 남들을 설득할 수도 있는 능력이다.”
모르는 것을 불쾌해하고 불순하게 여기는 것은, 학습능력에 방해가 되고 메타인지를 성장시킬 수 없는 불리한 태도이다. 그러니 화를 내기 전에, 음모를 퍼트리기 전에, 혐오할 이유를 찾기 전에 ‘나와 내 능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훈련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