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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투어리즘 인문 여행서 - 역사와 함께 길을 걷다
원선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4월
평점 :
‘다크’하다는 것을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 상처가 낫지 않았다는 것, 갈들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 아직 다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부정적인 것이 아닌 진짜 역사와 현실의 민낯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크투어리즘의 대표인 저자가 여러 여행을 떠난 이유와 여행에서 발견한 무엇을 전해줄지 궁금했다. 내가 바라던 근절도 시작도 없는 현실이지만,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을 제외한 선택의 폭이 여행에서도 늘어나길 바라며 읽었다.
날짜는 기억나지 않아도 울돌목의 바닷물을 한참 바라본 시간이 기억난다. 안전하고 평화롭게 보낸 그 시간은 많은 이들이 다치고 죽어가며 지켜낸 미래였다. 책의 시작이 죽기로 한 바다여서 삶이 눈부시다. 명랑으로 우수영초등학교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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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장면 중 하나, 비구 법정 네 글자만 몸 위에 올리고 불길로 재로 화하신 법정 스님. 어느 한 구절의 말씀을 만나도 좋다. 종종 희화화되고 오용되는 가르침에 속이 상하긴 하지만, 그런 것도 별 신경 안 쓰실 지도.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만나는 어떤 사연들에는 잠시 멈춤을 하게 된다. 공적인 영역보다 사적인 영역의 중요성이 비교할 바 없이 크고, 사적 관계를 넘어 자아를 깊이 들여다보는 현대 사회에서, 자식을 도울 수 있을 기회를 사사로이 쓸 수 없다고 거절한 이야기는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합리성이나 상식을 근거로 예전 조상들이 매번 판단했다면 나는 독립국가에서 전쟁을 겪지 않고 비교적 안전하게 지금껏 살아올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흉내를 낼 수는 없는 일이니 죄송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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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역사의 현장만을 다니고 언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얼마 전 참사의 현장들도 책에 담겼다.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일까. 내가 태어나기 전이든 후든, 현장에 있었든 뒤늦게 배웠든, 각자가 정의한 시대 구분이 다를 수는 있지만, 자신의 세대의 책임이 다하지 않은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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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을 다룬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에서도 상당히 상세하게 다뤄진다. 모든 기록이 참담하다. 국가 권력이 저지른 폭력이라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역사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길 바란다. 아직도 찾지 못한 분들이 언젠가는 기다리는 이들에게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살암시민 살아진다(살다 보면 살게 된다).”
이제 조금 덜 낯선 제주말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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