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쫌 아는 10대 - 일상 어디에나 있는 아주 작고 이상한 양자의 세계 과학 쫌 아는 십대 16
고재현 지음, 이혜원 그림 / 풀빛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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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에 배웠는데 아직도 모릅니다. 다들 모른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제목이 멋집니다. ‘쫌 알게된다면 참 기쁠 일입니다. 요즘 대중과학서의 수준은 신뢰할만해서 입문서나 그래픽노블을 읽고 기대 이상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옛날 전공자인 저도 반갑게 읽었습니다.

 

어릴 적 과학과 미래에 대한 설렘이 컸던 저와 달리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저로선 섭섭한 우리 집 십대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풀빛의 이 시리즈가 쉽고 알차다는 건 이전 독서 경험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어렵지만, 우리는 양자역학으로 세운 기술 문명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전자물리학(공학) 기술이 모두 양자 역학을 활용한 물건들입니다. 어쩌면 거의 모든 제품들일 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미워하지 말고 찬찬히 한번은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물리를 기억하지 못해도, 물리학자들을 잘 몰라도, 과학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도, ‘양자돌이라는 귀여운 입자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무척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구성입니다. 미래로까지 안전하게 안내를 잘 하니 일단 따라가 보시지요.


 

현대의 과학기술은 더 이상 국가간 경쟁 종목도 아니며, 인류는 이제 가장 시급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 기후위기, 에너지, 환경 등 - 생존을 모색해야할 때입니다. 국가 간 과학기술을 통한 외교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연히 과학자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과학기술 전담 부처의 업무만도 아닙니다. 인류 공동의 문제에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의제들과 질문들이 가득합니다. 과학기술은 일상과 민생과 국정과 인류의 운명에 걸쳐 있습니다. 양자역학이 인류의 상식이 될 시절인지도 모릅니다.

 

- 얽힘 entanglement의 기묘함

 

지구 위의 전자와 화성 위의 전자는 애초에 지구에서 탄생할 때부터 얽힘 상태로 서로 연결되어 있었던 거야. 이 연결은 두 전자 사이의 거리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측정을 하지 않는 한 끊어지지 않지. 비록 공간적으로는 분리되었다 해도 둘의 파동함수는 얽혀 있기 때문에 한 전자의 변화(= 측정을 통한 스핀 방향 확인)가 다른 전자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거야.”

 

처음엔 얼마 안 되는 거리로 떨어져 있는 입자들의 얽힘을 확인했지만, 이제는 그 거리가 1,000 킬로미터가 넘기도 해.”



 

며칠 전 좋은 일이 생긴다는 기분 좋은 의미를 가진 해무리사진을 선물 받았습니다. 과학전공자라서 즉각적으로, 해무리가 양자 역학적 산란 형상이라는 걸 알긴 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일을 바라며 사진을 보여준 이의 다정함을 부정하지도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과학은 차갑고 괴롭고 알 수 없는 난제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설명하는, 설득하는 귀중한 도구이자 언어입니다. 저는 그렇게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전공자이자 교수인 저자께서 여러 고민을 통해 최선의 친절한 설명과 재미로 전하고자 했던 양자 역학을 이 책을 통해서 유쾌하게 알게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읽고나서 흥미롭다면, 양자역학을 등장시키는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워리어 넌warrior nun’이라는 신기하고 재밌는 제목의 드라마를 추천받았습니다. 작품 속에서 양자 역학적 산란 현상인 헤일로Halo가 소재로 나오는데, 해무리나 달무리가 아닌 천사의 링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디비늄dīvínum(, 신성)으로 양자포털을 연다고 하니 양자역학 학습을 위한 드라마인가 싶습니다.

 

가볍고 얇고 중요하고 알찬 책을 통해 양자역학 쫌 아는다양한 연령의 많은 독자분들이 탄생하길 고대합니다. 행복한 기분으로 힘껏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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