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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정치 사이의 법률 거짓말이 어떻게 법이 될까요?
예자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2월
평점 :
괴롭다. 바쁘게 열심히 애쓰며 사는 일은 벌써 지쳤다. 인간이 누구나 매일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뇌과학적 사실이라고 하자. 뇌과학이란 분야가 없었을 때도 인간들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우리 모두가 합의하고 준수할 사항들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안했다. 논증과 물증, 토론과 연구, 대화와 합의도 그런 기술 중 일부이다.
문제는 집단생활을 하는 인간의 생존 필수 능력과 같은 이 능력을 구성원 모두가 가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이익집단이 항상 있었다는 것이다. 위협하고 가스라이팅해서 필요한 노동력으로 부려먹으려면 정보도 지식도 많아서는 안 되며, 사고능력도 훈련을 통해 능숙해지면 안 되니까.
역사를 다 살피진 못했지만, 2023년 우리가 선 자리를 보면 과거가 보인다. 입시 교육은 시민도 어른도 길러내지 못하고, 제도로서의 학교를 떠나 수십 년 살아갈 성인이 교육 받을 기회를 위한 여건들은 극도로 결핍되어있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건 고집과 편향과 무논리와 비난과 광증이다.(제 예기입니다)
사적 이익이 점차 세력을 확대해온 인류 문명은 이제 ‘가상’의 무엇무엇들도 상품으로 판매하려한다. 사기업이 공익을 최우선에 둘 리는 없으며, 최고의 가치는 이익 창출이다. 관여한 모든 직업인들의 목표도 마찬가지다.
“이익이 관여된 일은, 직업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작업이 여론으로 포장되어서 그쪽으로 결정되기 쉽다. (...) 사회 전체에는 큰 손해인 경우가 있다. 이런 사회 현상 자체가 정치적인 것이고 (...) 정치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 투표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개별 정책에 대해 감시해야 한다.”
사는 일이 묵직한 덩어리처럼 머리, 목, 어깨, 등까지 짓누르는 통증이 최고조에 이르는 목요일이다. 뭐 막 쉬면서 놀면서 살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이익 창출의 변화가 너무 빨라서 거듭 무지해진다.
개발, 유통, 통용, 판매는 소수에게 속했지만, 부작용과 피해가 광범위한 사회 구성원에게 미칠 때 그 영역은 정치와 정책의 영역에서 다루어야 한다. 자본 금융 시장에 보이지 않는 손 따위는 없다.
“모든 돈 문제에서는 돈의 이동과 그 이유, 즉 누가 뭘 해 주고 돈을 어떻게 벌어 가는지가 핵심이다.”
검사, 변호사, 금융위원회, 금융사 기회운영 법률가로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이 아는 것이 곧 제도 개선’이라는 생각에 충실하게 어렵고 모호한 것 없이 쉽고 선명하다.
진지한 노력들에 가치 있게 대응할 만큼 한국사회의 공적 영역의 실태는 현재 어떤지가 궁금하다. 이동하는 ‘돈’의 규모에 따라 유무와 속도가 대부분 정해지기 때문이다. 해당 법이 없어서 만드는 것도 어렵고, 만들어진 법이 있어도 집행이 안 되고, 법적 지위를 가진 이들이 법을 집행하도록 하는 것도 어렵고.
법치국가 이외의 국가에서 살게 아니라면, 법률 제정과 정책 집행에 시민으로서 이해하고 감시하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지 우리는 매일이 너무 번다하고 피로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