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여 안녕 - 기후 위기 최전선에 선 여성학자의 경이로운 지구 탐험기
제마 워덤 지음,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이 오기 전에 읽어 보려 했는데 모셔만 두고 개구리가 다 잠에서 깨어났다. 서늘한 분노가 꺼지지 않는 날이라 내게도 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깨어난 개구리들에게는 참 좋은 봄이기를.

 

이곳으로부터 현실로부터 멀리 멀리 갈 수 있을 듯했지만, 촘촘히 연결된 생태계는 나를 제자리로 데려다 놓는다. 그래도 쨍하게 맑고 상쾌한 공기를 느낀 듯 즐거웠다. 전혀 모르던 세계를 만나는 일이라 자주 설렜다.



읽다 보면 빙하의 세부적 특징과 물리화학적 내용조차(?) 재밌다. ‘빙하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런 모든 지식이 우리 인간과 우리가 사는 세계라고 생각하니 친근해진다. 이런 날에도 배움이 즐거워지는 책이다.

 

내가 배운 한 가지는 우리 인간이 빙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앞으로 수년 사이에 빙하의 축소나 고갈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 현재 우리가 목격하는 변화는 (...) 전 지구의 역사에서 유례없는 일이며 대부분은 지난 세기에 일어난 것이다. (...) 결국 이 게임에서 인류가 가장 참혹한 패배를 맛볼 것이다.”

 

자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지켜보기만 한 작은 펭귄의 모습이 인류와 별다르지 않게 느껴진다. 아니, 인류 쪽이 훨씬 더 허둥거리고 오판을 자주한다는 차이가 있다.

 

뇌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인류는 이길 수 없는 자연을 이기려했다.’ 중력을 이기고 우주공간을 나가는 일은 성공의 한 풍경처럼도 보였을 것이다. 실제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거의 없다. 막을 수 있는 일도 거의 없다.

 

거의란 오기를 부려 붙여본 것이다. 없다. 인류가 열심히 망친 것은 제 스스로가 비교적 안전하게 살아갈 집을 부순 것일 뿐이다. 자연은 거대한 기지개를 키고 환기를 마친 후 아무 일 없었던 듯 존재할 것이다. 인류가 남을지는 알 수 없다.


 

오늘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만 년 전인 플라이오세 중기와 비슷하다. 당시 지구의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3도 더 높았고 해수면은 20미터 더 높았다. 그린란드와 서남극 빙상이 대부분 사라지고 동남극의 얼음도 일부 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 낙관할 수 없어도 좌절 금지 포기 금지 오늘 말고 다음에 다른 날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