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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을 외쳐요 - 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
김은하 지음, 윤예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2월
평점 :
당위나 논리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인권 교육은 어릴 적부터 잘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전달 방식이 무척 중요해졌다.
내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인권선언책이다. 인권과 존엄이 보장된 세계의 풍경이 다채롭고 아름다울 것이라는 감각적인 기쁨과 즐거움과 희망과 기대와 설렘까지 주니 멋지고 귀하다.
그저 가만히 있고만 싶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머릿속에 떠오른 해야 할 일을 최대한 유예하고픈 일요일 오전이 덕분에 알록달록하고 뭉클해졌다.
단어는 알아도 현실적 의미, 관련 정책과 법은 모르는 인권에 대해 깔끔하게 전달하는 절제된 문자들과 처음부터 함께인 듯 어우러진 그림이 연령 불문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초대장 같다.
인간은 재능, 기능, 특성, 필요, 쓸모... 이런 조건들 없이도 존엄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도 모르거나 실은 수긍하지 않는다. “인간은 존엄*하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칸트
* 인물이나 지위 따위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타자화하거나 대상화하는 촘촘한 차별과 위계와 편견과 불호를 가진 채 산다. 그러니 더욱 교육 받고 스스로를 설득해야 한다.
인권선언문은 거대한 비극과 살육이 끝나고 태어났다. 그래도 비극은 계속된다. 누군가는 인간의 수명이 너무 짧아서 시행착오와 경험을 모두 이해하고 배우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존재로 살기가 불가능한 거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 결론 내리기엔 인류가 차근차근 제대로 존엄과 인권에 대해 교육하고 교육받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인권선언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지금은 인권을 확장하고 인간중심주의 이상의 사유와 상상이 필요한 시절이기도 하지만, 기회가 되면 선언문은 차분히 읽고 생각해보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아지길 바란다.
어쩌면 설명과 예시가 없는 이 책이 비슷하고도 새로운 이해와 사유를 더 잘 도울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가 아닌 현실에서 지금 당장 요구하고 보장받을 사례들을 볼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살다 보면 세상이 너무 폭력적이라 놀라고 두렵기도 하다. 읽다 보면 인간이 우리가 30가지 내용 중 어느 것도 제대로 누린 적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 어딘가가 푹 꺼진다. 그러니 또 읽고 또 확인하면 좋겠다.
이 책 덕분에 인권선언문은 어렵고 무겁고 진지하기만한 내용이라는 부담감을 벗었겠다. 참 고마운 일이다.
EBS <위대한 수업>에서 “국제인권 오디세이” 강의가 있었다는데 몰라서 못 보았다. EBS에서 다시보기를 제공하니 참고하셔도 좋을 듯! “어떤 경우라도 인권은 결코 사치가 될 수 없다.”
1강 세계인권선언의 탄생 (18일)
2강 인권발달의 역사 (19일)
3강 인권은 어떻게 퍼지는가? 상 (20일)
4강 인권은 어떻게 퍼지는가? 하 (23일)
5강 국가와 인권백래시 (24일)
6강 기술과 인권의 미래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