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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질문들 - 돈, 경제, 세상의 흐름을 알고 싶을 때
김경곤 지음 / 북스톤 / 2022년 11월
평점 :
경제 분야와 투자에 있어서 가장 기피되는 것은 예측불가능성이다. 거시경제를 주도하는 입장이 아닌 한국은 위기든 기회든 따라잡고 손해를 보지 않고 가능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일에 애써 왔다. 국내적 상황의 변수가 적을수록 조금은 더 수월할 것이다.
현재 경제상황은... 들리는 여러 이야기들에 의하면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재앙의 수준이다.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의 끝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있을 것이고, 크고 작은 급반등 역시 정확한예측이 불가능한 이들에게는 기대할만한 일이 아니다.
“이론적으로 보면, 물가 하락을 통해 경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불황에 따른 실업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상황이 저절로 나아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죠. 잘못하다가는 상황이 더 나빠져서 불황이 공황(depression)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와중에 사회안전망이 망가지고 국민연금마저 손해가 지속되면 우리 모두의 삶을 지탱할 경제적 기반은 어떻게 될 것인지. 나와 가족의 노후가 가장 걱정되지만, 경제란 서로가 맞물려 있는 구조라 결국엔 거시경제의 흐름이 중요하다.
저자는 연구원으로도 교수로도 경력이 있으며, 거시경제를 특히 쉽게 강의한다고 하여 기대가 컸다. 언제나 개인별 편차가 있으니 확언을 어렵지만, 중학생부터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쉽게 설명한다는 느낌이다. 경제도서를 처음 읽는 이들에게 무척 반가울 친절한 책이다.
“파티를 이어가려고 하는 정치인들 앞에서도 중앙은행은 소신대로 파티를 끝내야 합니다.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갖추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론서가 아닌 현실적인 질문들을 제기하고 저자가 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독보적으로 적확한 비유도 많다. 이 책을 통해 공부하는 경제는 적어도 먹구름이나 안개가 낀 것처럼 모호한 면이 없다. 열두 가지 질문을 모두 만나고 나면 한동안 경제 흐름을 잘 살필 눈이 생긴 기분.
물론 경제 용어들은 개념 정도를 숙지하고 질답 내용을 따라 읽는 것이 이해에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GDP, 인플레이션, 이자율, 실업률, 경제변동, 통화정책, 재정정책, 환율 등등. 미시경제는 시시각각 변하니, 부록의 경제 데이터 검색방법도 이후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일상에서 늘 마주치는 명목이자율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실질이자율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번 돈의 총합은 가치에 따라 변한다. 현금일지라도 가치가 등락을 거듭한다. 단지 투자 비법이 아닌 경제 철학과 경제 활동에 대한 훈련을 성장하면서 꾸준히 받는 교육 구조이길 바란다. 현실에 필요한 지식이라곤 없이 방출된 느낌이 드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경제를 관통하는 이자율 개념의 큰 그림을 잡기 위해서는 할인율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할인율은 앞에서 계속 이야기한 채권의 수익률과 결국 같은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GDP, 인플레이션, 이자율, 실업률, 경제변동, 통화정책, 재정정책, 환율 등등... 거시경제의 흐름을 바꿀 수 없는 개인의 무력함보다, 개념이라도 확실히 알고 흐름을 보는 시야가 생기면, 두려움과 불안이 좀 덜하다. 염려의 온도가 조금 낮아진다.
기본이 탄탄한 경제 상식인들이 늘어난 사회라면 경제 운용 방식도 그렇게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멀고 큰 상상과 기대도 해본다. 경험해본 경제교양서로서 가장 쉽고 유익했던 책이다. 용돈 경제 토론을 위해 우리 집 십대들에게 권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