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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표현형 - 출간 40주년 기념 리커버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장대익.권오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0월
평점 :
조금 오만했다. 대중과학서라고는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확실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전공까진 아니라도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학습 정리가 제대로 된 상태거나 나름의 생각과 논리로 비판에 참여할 정도의 열의와 관심을 가진 상태가 더 좋다.
1982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세 명의 역자들이 공들인 이 번역서를 통해 ‘확장된 표현형’에 대한 논의는 한국에서는 더욱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노출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도킨스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들이 한국 사회에 혹은 독자들에게 선명하게 가닥이 잡힐 듯하다.
모두 정리할 만큼 내용 이해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번 기회에 일독한 것이 무척 기쁘다. 두려움보다 기대가 컸고 골몰한 끝에 약간의 이해가 보람 있다. 전체 리뷰를 할 수준은 못 되므로, 흥미로운 내용이나 기억하고 싶은 기본 개념 정리 수준의 필사를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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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행동 유형이 적응은 아니지만, 적응에 해당하는 행동 유형을 연구한 결과라는 것
- 잠재적 선택압이 아무리 강해도 작용할 유전적 변이가 없다면 진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 집단 수준의 적응과 개체 수준의 선택에 기인한 형질 변화로서 적응은 다르다는 것
- 그러니 유전자 수준의 선택 역시 개체 수준에서는 불완전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 유전자 역시 즉시 진화적으로 안정된 집합을 복구한다는 것
- 진화가 전진한다는 것은 안정된 정체기에서 불안정한 과도기를 거쳐 다시 안정된 정체기로 가는 단계라는 것
- 확장된 표현형 형질을 공유하는 유전자는 다른 종이나 다른 문과 계(界)에서 유래할 수도 있다는 것
- 살아 있는 조직으로 구축 가능한 확장된 표현형의 경우에 도킨스가 탐구하는 대상은 기생자와 숙주이며, 기생자 유전자가 숙주 몸과 행동에 표현형을 발현한다는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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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어렵고 탄탄하고 도전적인 이유는 <이기적 유전자>를 출간한 후에 모든 질문과 반박과 비난에 대한 도킨스의 최후변론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과학자로서 대응하는 작업에 감동이 있다. 비록 이미 제기된 논증 이외에 다른 질문은 생각나지 않은 일반 독자이지만.
‘확장’이란 방식으로 ‘표현’된 형태를 생존을 위한 ‘적응’으로 이해한 것이 지금의 최선이었다. 도킨스가 새로 마련해준 생명을 보는 시선이 성능 좋은 돋보기였을 것인데, 지금의 나는 색안경을 쓴 것처럼 흐릿하게만 볼 수 있어 아쉽다. 많은 분들이 도전한 기록을 만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