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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족일까? ㅣ 풀빛 그림 아이 60
마르코 소마 그림, 다비드 칼리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16년 12월
평점 :
아이들은 어릴 적엔 가족이 무엇인지 사실 모른다. 결혼 관계, 부모 자식, 촌수 같은 것도 모른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이들을 알아보는 것이다. 그러다 부모가 결혼을 한 타인들이었다는 것에 놀라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엄마 아빠의 부모라는 것에도 놀란다.
나는 그런 아이들을 경험하면서, 가족이란 개념과 규정보다 얼마나 사랑하고 함께 살고 싶어하는지가 가족을 만들고 엮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을 공감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를 제외한 다른 것들은 대개가 아름답지 않고 때론 추악하기도 하다.
이 그림책은 아이보다는 성인인 내게 사회와 개인 모두의 경직된 선입견, 편견, 사유하지 않는 게으름 등등 많은 생각과 질문을 부르는 내용이었다. 글의 시작을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했지만, 성별 역시 가족을 이루는 정해진 형태가 아닐 수 있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유전자를 공유하는지가 가족의 기준이어야 할까. 인류는 공통의 조상을 가졌다. 만남의 방식이 아니라, 만난 이후 어떻게 하고 싶은가, 함께 살고 싶은가, 사랑과 돌봄과 책임을 기꺼이 지속하겠는가의 여부가 질문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은 담담하게 슬프고 조용히 기쁘다. 어쩔 수 없지...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많았고, 다행이야... 싶어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것들이 사랑과 진심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네가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다면, 우리도 행복하단다.”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 사랑 때문이 아닐까? 사랑하기 때문에 비슷해지는 건 아닐까.”
충분히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침묵하지 말고, 좀 더 자주 물어보고 싶다. 보리스가 스스로에게 묻던 말들을...
“정말 행복해? 정말 원하는 삶이야?”
그리고 내게도 물어보고 싶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