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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온난화 -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될수록 세상이 나아진다는 착각
찰스 아서 지음, 이승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2월
평점 :
#더늦기전에
#눈을뜨라
#깨어있으라
인류의 문명을 비가역적irreversible으로 바꾼 것 중에는 물론 인터넷이 있습니다. 최근 며칠 간 개인과 사회 모두가 SNS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도 실감하는 중입니다. 곧 다시 연결될 것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잠시 디톡스를 즐길 수도 있는 것이겠지요.
제목이 무척 놀랍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지구온난화, 즉 기후위기에 비견될만한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저자가 표현하려 했다고 합니다. 읽기 전에는 구체적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는 주장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맞습니까?
“의도된 대로, 설계된 대로 이용될 경우 소셜네트워크들은 (...) 결국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연결되기 마련이다. (...) 작은 차이가 더 큰 의견 충돌로 증폭되며, 상반되는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극단적인 신념이나 극단적인 행위로 치닫는다.”
존재하는 위험들 중에는 인류가 감당할 만한 것들도 있고 절대 발생하면 안될 것들도 있습니다. 차 사고나 비행기 사고가 난 경우와 핵무기와 핵발전소 사고를 생각해보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소셜미디어가 인류사회에 끼치는 부작용과 유해함은 어떤 쪽에 가까울까요?
만약 후자라면, 더 크게는 기후위기에 준하는 피해를 야기하는 문제라면, 과연 인류가 해결할 능력이 있을까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읽을수록 체온이 식어가는 주장입니다. 사회학적 분석이 없이도 단톡방의 해악은 최소한 선거 하나쯤은 거뜬히 망칠 수 있다는 경험을 했기에 더 두려운 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셜미디어 때문에 포퓰리즘이 확산되기가 더 쉬워졌다. 그리고 분노를 이용하는 매커니즘과 알고리즘의 증폭이 이를 돕는다.”
다양한 ‘앱applications'들이 우리의 생각, 판단, 선택을 편향시키고, 결과적으로 정치와 사회를 망치고 있다면, 그 시스템에 저항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과 싸워야할 지도 모릅니다. 무시무시한 SF 설정 같습니다. 이렇게 과격한(?) 주장을 하는 책인 줄 몰랐습니다.
아무리 궁리해봐도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건 소로의 삶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 수만 명이 생겨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다행인 것은 저자는 무서운 이야기만 하고 만 것이 아니라 해법도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낙관적일 수는 없습니다. 인류가 정답을 방법을 몰라서 여태 문제들을 해결 못한 것이 아니니까요. 어쨌든 그럼에도 저는 모르고 휘둘리는 것보다는 알고 힘든 편이 더 좋습니다. 변화의 여지는 지식과 고민에서 출발하니까요.
대단한 일은 못하지만 확증편향과 자기합리화에 대한 반성과 의심을 멈추지 말아야겠습니다.
“민주주의의 구조 자체를 파괴하고, 인간관계의 기본 구조를 파괴하고, 중독이라는 이름의 습관성 약물을 불법 판매하고 있다.” (조애나 호프만Joanna Hoffman 스티브 잡스 고문 2020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