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아이 버리기 - 초등교사의 정체성 수업 일지
송주현 지음 / 다다서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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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형성된 무엇을 바꾸라는 건 성공하기가 참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버리기라면 더 그렇다는 생각에 읽기 전에 좀 겁이 났다.

 

경애하는 김중미 작가님의 추천이라 용기가 났고, 작년에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고 느낀 바가 격려가 되었다.

 

조금이라도 더 어른답고 사람다워지는 공부가 어린이의 세계를 통해서 더 극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경험.

 

열심히 배운다는 자세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라... 왜 이렇게 재밌게 잘 읽히지... 다 읽었는데 정말 다 읽은 건가. 중간에 빼 먹었나. 진짜 이렇게 생생하고 선명하고 다 이해할 듯한 느낌이 맞는 건가. 두렵고도 즐거웠다.



 

정체성에 대해 설명해보라면 입이 꾹 닫힐 주제라서, 그 정체성을 건강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성장을 돕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어려울까 짐작이 거대했다.

 

31년 초등교사로 살아오신 시간이 모두 필력이 되셨나보다. ‘싱겁고 막연한초고였을 거라 생각할 수는 없지만, 글을 책으로 만들어 전해주신 노고에 독자로서 더불어 깊이 감사드린다.

 

너무 혼란스러워 하지만 말고, 나도 아이들의 직설적인 표현처럼, 저자의 다정하지만 확실한 조언처럼 나의 정체성 - 선택과 결정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는 그 무엇- 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외면하지 않고 살아보고 싶다.

 

내 또래 집단은 한 시공간에서 함께 하는 일이 드물지만, 가족, 친지, 친구, 지인, 랜선이웃 등 모든 분들이 소중하다. 거의 매일 그들을 통해 배우고 생각과 고민의 재료를 얻는다. 우리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나의 어린 시절을 상기할 수밖에 없어서, 아무도 안 보는 시간에 조금 눈물이 났다. 그건 매순간 있어주지 못한, 필요한 모든 도움을 주지 못한 부모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도 그럴 수 없고 그렇다 하더라도, 성장하면 우리가 문득 느끼던 결핍과 부족과 외로움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어쩌면) 우리는 자신만의 성장을 이루니까.

 

읽고 나니 편집장 김남희님이 써주신 편지글의 문장들이 다시금 이해된다. 뭉클해서 며칠 간 생각 속에 담아 두었다. 기꺼이 전해주신 다정한 마음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품어본다.

 

우리 모두 어른이 되느라 참 고생했지요. 그 힘든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무사히 어른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지니고 있는 어린 시절도 부디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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