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 분노라는 가면을 쓴 진짜 감정 6가지
충페이충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평점 :
심리학책을 적지 않게 읽고 살았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었다거나 학문적 관심이 아니라 자기 관리가 안 되는 상황을 못 견뎌서 그랬던 것 같다. 주입된 가치관이다. 감정적인 상태가 난감하다. 내 감정에 휘둘리는 일도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
최근에 읽기 시작한 뇌과학에서는 ‘분노가 둘레계통 내에 있는 신경섬유의 집합체이며 뇌 양쪽에 있는 해마의 앞쪽 끝에 위치한 편도체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이후 ‘대뇌겉질의 심리적 해석을 거친 분노’가 더해진다. 그러니 분노란 화를 내야 할 때만 화가 나는 이성적 반응이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심리학 분야의 새로운 이론을 알고 싶은 욕구는 없어졌다. 대중 독자인 내게 큰 의미가 없고, 이론을 내 현실에 정확하게 대입하는 일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심리학의 통계 자료는 늘 궁금하다. 10년간 상담 사례들에 기반을 둔 이 책도 궁금했다.
저자는 분노는 진짜 감정이 아니므로 그 배후에 존재하는 다른 감정들의 음모(?)를 밝혀야 한다고 제안한다. 억울함, 무력감, 심판, 기대, 자기 요구, 감정의 연결, 두려움, 사람 중 내 분노가 기반을 둔 감정은 어느 것인지, 혹은 여러 것인지 궁금해 하며 읽었다.
“자동적 사고는 ‘찰나에 완성’될 정도로 매우 빠르다. 자극을 받아서 분노할 때까지 많은 사고 활동이 일어난다. 자동적 사고는 많은 가공을 거쳐 ‘사실과 멀어진 결론’을 얻는 사고의 사슬이다.“
“누군가에게 내린 ‘이기적이다’, ‘우둔하다’ ‘믿을 수 없다’, ‘냉정하다’와 같은 평가는 우리의 대뇌가 만들어낸 사실이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개인적인 평가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오해한다.”
10여 년간 심리상담을 하며 저자가 만난 수많은 내담자들은, 배우자, 부모, 자녀, 상사, 동료, 그리고 낯선 사람들, 그러니까 거의 누구에게나 인간이 분노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은 화를 내거나 참았다고 하니, 다른 방식은 모른다는 점이다.
나를 포함해서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분노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저자가 정리한 세 가지로 거의 다 정리된다. ‘스스로 분노를 억누르는 유형, 참지 못하고 쏟아내는 유형,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분석하는 유형.’ 그리고 소수가 분노를 에너지 삼아 도구로 활용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2/pimg_7391901683566507.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2/pimg_7391901683566509.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2/pimg_7391901683566510.jpg)
상담사인 저자는 훈련 단계와 방법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이 책의 구성은 매 장이 끝날 때마다 <내 마음 속 분노 살펴보기> 질문들을 통해 분노를 분석하고 이유를 찾아본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분노를 분석할 수 있도록 <분노 분석표>를 담았다.
나는 분석표를 통해 몇 가지 눈에 띄는 점을 발견했다. 활용도는 생각하고 판단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내 태도에 좌우될 것이다. 궁금해 하는 다른 독자에게도 잘 알지 못해 답답했던 내용을 선명하게 밝혀 줄 내용이 있기를 바란다.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강대하다. 그런 사람은 (...) 타인의 평가를 배척하지 않는다. 이들은 상대방이 맞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인정하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해도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922/pimg_73919016835665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