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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뇌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극히 주관적인, 그래서 객관적인 생각의 탄생
이상완 지음 / 솔출판사 / 2022년 9월
평점 :
인공지능을 뇌와 비교함으로써 인공지능의 존재가 확고해진 기분이 드는 건 나만의 감성일까. 비교대상이라는 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거라 생각한다. 기묘하고 복잡한 심정으로 목차도 다 이해 못하고 질문들도 쉽지 않게 독해하며 내용을 따라가 보았다.
1. 무한한 세상을 유한한 공간에 담는 방법은?
2. 현재의 성공이 왜 미래의 실패가 되는 것일까?
3. 디테일에 민감하면서도 다양한 자극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4. 지극히 주관적이기에 더 객관적이 될 수 있는 비밀은?
5. 과거를 예측하고 미래를 회상할 수 있을까?
6.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생각의 마법을 배우려면?
7. 미래를 내다보며 과거를 바꾸는 방법은?
늘 의문이 들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이 지능으로 해결하는 일을 대신 시키기 위함일까. 지적인 유희일까. 며칠 전 읽은 책에 의하면 복잡한 대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설계라고 하니, 인공지능은 곧 인간의 뇌를 이해하기 위한 고안이다.
“조각을 하나씩 옮기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의 ‘인공’이라는 글자는 조금씩 희미해지고, 어느덧 ‘지능’이란 글자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구분은 무의미해집니다.”
“인공지능과 뇌가 가진 생각의 기술을 우리가 가진 사고의 틀에 맞춰 체계적으로 풀어 쓰고 나면, 그 틀을 이용해 인간의 지능이 가진 깊이를 잴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과 답변 형식이라 뇌과학 책 중에서는 무척 친절할 거란 기대는 했다. 과학자인 저자는 진심으로 소통하고 싶었던지 이 책을 아예 인공지능 안내서 형식으로 만들었다. 열심히 고민해서 쉽고 재밌게 설명하려고 한 노력이 보여 나도 열심히 끝까지 읽었다.
딥러닝의 단계는 a. 단순함을 추구하고 b. 개념을 추상화하고 c. 개념을 구체화하고 d. 유동적 기억을 만들고 e. 공간과 시간을 함께 생각하고 f.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으로 진화한다.
“인간의 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어떤 형태든지 인공지능 기술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의 인공지능은 아마도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차이를 극복하고, 과거-현재-미래가 만들어내는 시간의 경계를 극복하고, 지능의 무한한 잠재력이 가진 스케일의 경계를 극복해나갈 것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준 인공지능의 성장과정은 이 단계를 따라 현재 인공지능은 경험을 통해 추상적인 개념을 만들고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인간이 만든 틀 안에서만 성장 가능하다. 언젠가 주어진 문제의 틀을 깨고 나가는 성장이 가능할까? 그때 소통의 방식과 내용은 어떻게 달라질까?
“인공지능과 인간의 선순환으로부터 탄생하는 멋진 기술들을 누리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인공지능과 뇌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는 더욱 즐겁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인간의 지능 속에 숨겨진 보석 같은 비밀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인공지능을 보며 비로소 자신의 뇌를 이해하게 되는 걸까? 문득 몇 년 지나면 인공지능이 자기소개서를 스스로 쓰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혹은 인공지능이 쓴 인간의 뇌에 대한 안내서를 읽고 배우며 인류가 살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