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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킥복싱 - 터프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ㅣ 난생처음 시리즈 1
황보름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4월
평점 :
전혀 모르는 분야인데 재밌다. 그렇다고 해도 손목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할 가능성은 정말 없지만. 아직 핑계 댈 것들이 남아서 아직도 운동은 안 하고 운동관련 책만 읽고 있다. 운동하는 사람들 모습이 재밌어 보이면 동기 부여가 더 잘 되려나.
체력과 근력은 미모보다 생존에 더 중요하다. 체력과 근력 없이 할 수 있는 일 따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더구나 제대로 하고 싶다면.
저금을 한 차례 하고 안 쓰면 그 숫자가 그대로 있으면 좋겠는데, 체력과 근력은 그런 종류가 아니다. 계속 채우지 않으면 바닥을 곧 드러낸다. 그러니 그냥 매일 평생 한다... 라는 체념(?)으로 해야 하는데... 한번 두 번 거르다 보면, 아직 살만하다 싶으면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근육 저금’이라는 말이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기에, 미리부터 근력운동을 해야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저금은커녕 통장 파먹고 산 지 몇 년째인 나는 ‘근육 저금’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적어도 운동을 하는 한, 내가 내 노후에 관해 마냥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죄의식은 안 들 것 같았다.”
계단이라도 오르내릴 때는 좀 나았는데 산책만 하니 아주 말랑말랑한 존재가 되었다. 발목도 허리도 근력이 부족해서 원하는 만큼 버티지 못하고 아프려 한다. 때리고 맞는 게 무섭지만 킥복싱을 선택한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홀린 듯 읽었다.
컴퓨터공학 전공, 휴대폰 회사 프로그래머, 서른 즈음 퇴사?! 아 부러워... 글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결정한 엄청나게 용감한 분이다. 책을 출간하셨으니 일단 축하를 전한다. 그런데... 왜 킥복싱인지 내 선입견이 작동하니 더 궁금하다.
“좀 과격한 운동을 하고 싶었다. 몸을 마구마구 굴려주는 운동. 하고 나면 운동했다는 느낌이 빡 드는 그런 운동. (...) 생판 안 해본 새로운 운동을 해보고도 싶었다. 비단 운동만이 아니라 뭐든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첫 번째 이유에 웃고 두 번째 이유에 부러워진다. 1년 빡세게 운동해서 체력도 키우셨고 출간도 하셨으니, 현실에서 일거양득을 경험한 분이시다.
운동하는 소리가 유난히 잘 들리는 듯한 글이다. 원투 원투, 탕탕, 팡팡, 퍽퍽...
이번 주가 지나면 여름은 안녕이다. 이젠 가을을 핑계삼아 나도 빡세게 운동할 준비를 아니 결심을 해야겠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생각날 때 바로 하면 된다. 계획을 차분하게 세심하게 세우지 말고.
내겐 생존 체력과 근력이 필요하다. 알고 있으면 만들어야지. 다른 방법은 없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체력을 키우려면 버피를 해야 하는데, 체력이 없어서 버피를 할 수 없다면 나는 영원히 체력을 키울 수 없고, 그렇다면 영원히 버피도 할 수 없다는 말 아닌가. 체력이 없어서 체력을 키울 수 없는, 이 무슨 ‘웃픈’ 상황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