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함 쫌 아는 10대 - 모두 똑같이 나눠야 평등한 걸까? 사회 쫌 아는 십대 15
하승우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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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윤리철학 강의를 들으며 공정fairness. impartiality에 관한 미국학계의 논문들을 읽고 논쟁의 차이점을 동료들과 논쟁했다. 20세기의 일이니 2022년에는 아주 다른 미래가 펼쳐질 지도 모른다고 기대도 했다그리고 2022...

 

차별과 혐오는 더 가시화되고전술이 되고 권력을 얻고침략 전쟁이 발발하고기본 인권을 한순간에 빼앗기는 퇴행이 일어나고... 매번 어리둥절한 쇼크 상태였다가 제 정신을 차리면 믿기지 않는 현실이 버티고 있다.

 

빈부격차는 더 심각하게 극화될 것 같다불평등은 다양한 분야에서 확대될 것 같다기회는 줄어들 것 같다사는 게 힘들어질수록 분노가 쌓일수록 개인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없다고 느낄수록 약자들에 대한 화풀이식 차별과 혐오는 커질 것 같다.

 

저자는 공정함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짚어준다찬찬히 읽으며 불안을 가라앉히고 진정제처럼 도움을 받는다오래 전 논문처럼 어렵지도 않고 쉽고 현실적이고 다양한 관점들을 10대 조카와 삼촌의 대화 형식으로 소개해준다.

 

오디션은 공정한 절차일까

 

“1등과 2, 10등의 차이라는 게 그냥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는데 말이야.”

 

능력주의는 공정한 기준일까

경쟁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능력과 경쟁 이외의 중요한 가치는 없을까

 

개인 능력의 차이가 개인 혼자의 능력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거야. (...) 그 인생 경로의 차이가 어디서 비롯되느냐는 거지. (...) 한국처럼 부모님 직업과 사는 것대학교스펙을 수시로 묻는 사회에서는 환경의 영양이 더 크겠지그러니 출발선은 같을 지라도 경로가 다를 수밖에.”

 

출발선이 다 다르니그 차이를 일단 최대한 줄이는 것이 사회의 1차적 역할이라 생각했다생각해보니이후의 경로의 차이도 클 수 있겠다험한 길을 지나는 이들에게도 사회적 도움이 필수라는 생각을 해본다.

 

- ‘공정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판데믹 시절, ‘사회필수노동으로 분류된 직업들은본질적으로는 내가 하는 덜 필수노동을 부끄럽게도 했지만다른 한편 현실에서 자신의 안전을 우선시 할 수 없는 필수노동의 불평등한 상황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했다.

 

역설적이게도 사회는 필수노동에 어울리는 가치를 인정하지도 않고 노동하는 사람들을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고 심지어 보호도 하지 않는다택배 없이 살기 어려운 시절이지만노동자들은 여기저기의 물류창고에서 생명을 잃었다왜 이런 구조일까.

 

각자가 생각하는 공정에 대해 어른도 십 대도 대화를 많이 나누면 좋겠다알 것 같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하고 합의에 이른 가치로서의 공정을 사회에 어떻게 현실화시킬 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대화가 있기를 바란다개념이 있고 책이 있고 논의가 있다는 것을 희망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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