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선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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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삶이 하나로 정의되지 않듯 청소년의 삶도 마찬가지이다국가별로는 아주 다르고대한민국은 워낙 전체주의적 시스템이라 제약과 조건만은 아주 일률적이다덕분에 문제와 갈등과 부작용은 다양해진다.

 

청소년기에는 생활범위가 좁고 그나마 옴짝달싹을 못하게 하니 만나는 사람들도 아주 제한적이다그 중 청소년의 삶에 아주 적극적으로 합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들은 양육자와 교육자이다.

 

양육자와 교육자들은 그 역할이 막중하니 교육과 준비와 훈련이 잘 되어야하고사회에서 그 준비를 위한 시스템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예산과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야 한다문제는 현실이 아주 못 미친다는 것.

 

학생들은 선생님 마음의 크기만큼 자란다.”

 

양육과 교육 무용론이나 누적된 모든 문제들의 책임을 일부에게 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대한민국을 한정해서 생각해보자면생존과 번영을 위해 급한 불부터 끄고 보기 위해 강조된 경쟁과 능력주의가 안타깝고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플 뿐이다.

 

공교육은 개인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일이라고 생각해요학교의 역할은 (...) 가정적인 위기의 순간에도 아이들의 안전지대가 되어 줄 수 있는 곳은 오로지 공교육 기관뿐이에요.”

 

과거의 불행과 아픔을 무기 삼아 협박과 위협을 가하는 대신 지금 현재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새롭게 필요한 생각들을 모아 교육 의제로 만들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우리 모두를 중요한 존재로 여기고서로 존중하며 그렇게 살만하게 살면 안 되는 것일까.

 

머지않아 요람부터 대입까지 초경쟁 사회를 살아내야 했던 청소년층이 주도하는 사회가 온다그 세상의 한 켠에서 우리 어른들이 존중받으며 어울려 함께 살아가길 바란다면 하루속히 숯 덩어리가 되어버린 낡은 경쟁 교육의 판을 갈아치워야 한다.”

 

단기 전쟁의 인명 피해보다 더 많은 목숨들을 꾸준히 매일매년 죽이는 시스템으로 우리는 무엇을 더 급히 성취해야하는 것일까청소년 자살률 세계 1산업 재해 사망자 세계 1인구 대비 자살률 세계 1노인 빈곤율 OECD 1출생률 OECD 최하.

 

오늘의 아이들은 열두 시간이 넘게 책상머리 공부에 시달리며 주인의식을 거세당한 죽은 시민으로 자라고 있다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죽어야 바뀔 것인가통렬히 묻고 싶다.”

 

따뜻하고 단단한 어른의 생각과 글이 담긴 책인데 읽을수록 나는 대책 없이 감상적이 된다이런 분께 나도 의지하고 싶은 어리광일지도늘 믿으려고 노력한다세상에는 좋은 이들이 더 많으며 그들의 힘으로 이만큼이나마 안전하게 살만한 세상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제대로 공감을 받은 아이는 놀랍도록 품위 있고 건강해진다그런데도 여전히 문제가 계속된다면 그것은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들으려 하지 않은 경직된 어른들과이 세상이 가진 폭력적인 틀이 견고한 탓일 것이다.”

 

부족해도 어쩔 수 없다내가 필요한 시기에 제대로 된 어른이 되도록 지원받지 못해 부족한 부분은 지금이라도 늦더라도 배우고 채우며 살아야 할 일어쨌든 대한민국엔 공교육 시스템이 있고 교육자들이 계시다저자와 같은 따스하고 굳건한 어른들이 있다.

 

매번 다시 일어선 아이들이 어김없이 선사하는 마음의 선물로 인해 지금까지 유유히 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눈에 보이는 성과를 더 높이 쳐주는 현장에서도 결코 위축되지 않고공교육에 대하 각별한 애정과 신념을 철통같이 지켜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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