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을유세계문학전집 7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장희창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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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이번 휴가에는 집중명상훈련이나 마음다스리기워크숍같은 데를 찾아 떠나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나름 굳은 결심을 하고 할 수 있는 건 했는데도 짜증이 솟구친다.

 

그래도 입을 꽉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건 다행이다. 일단 오늘도 한 고비는 넘겼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격렬한 내적 전투를 치러야하는 건가.

 

세상 탓, 남 탓, 계절 탓, 날씨 탓, 호르몬 탓... 그런 거 해봐야 지금은 소용이 없다. 진지하게 걱정하기 시작한 지는 몇 주 되었다.

 

지지난 주인가... 놀랍게도 독일 고전 문학에 끌렸다. 거센 심적 방황에 휘둘리다, 혹시 내게도 그 방황을 멈추는 대신 거래를 하자고 말 걸어주는 악마라도 등장해 준다면 좋겠단 바람!

 

나는 오래 전 괴테를 뉴턴의 이론에 정면 대적한 과학자(색채학자)로 만났기 때문에 그의 광학책(빛의 이론) <색채론*>를 읽고 학기말 소논문을 썼다.

 

무척 흥미로웠고 왜 그의 유언이(라 전해지는 것) 더 많은 빛을More light!”였는지 이제 이해가 간다고 당시에는 생각했다.

 

괴테Goethe의 색상환

 

* Naturwissenschaftliche Schrift (1810)

 

1790년부터 쓰기 시작해서 20년을 몰두한 색채론이 1810년에, 파우스트가 1831년에 출간되었으니, “색채는 밝음과 어두움의 만남에서 생겨난다고 한 그의 주장이 파우스트에도 녹아들어 있지 않을까. 모순과 관계로 인해 본질은 그 현상을 드러낸다는, 관찰자가 없는 객관적 실체란 없다는 것.

 

나의 뇌가 왜 이렇게 고집스러운지를 내가 모르는 정도로 이해하지 못하는 양자역학과도 비슷하게 들린다. 무척 고된 희망처럼도 들린다.

 

지혜의 마지막 결론은 이렇다.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천천히... 의지 삼아 독서 명상을 위해 읽어 보려 한다. 책을 잡고 있을 때만은 마음이 차분하다.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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