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4월에 읽은 책인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니 다시 읽어 보았다. 이 작품은 마법소설인데 현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시급히 확인해보고 싶은 기분이 들게 한다. 4월엔 기후위기의 여파가 가장 두려웠고, 지금은 한국의 상황을 숫자로라도 다시 확인하고 싶어졌다.

 

가장 약한 존재들에게 가장 필요한 힘이 부여되기 때문에 소녀들에게만 마법의 힘이 부여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떻게 우리가 지금 여기에 도착했는지를 대략적으로라도 알아야 한다.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역사적 이해가 필요하다. 그 지식이 없으면 말도 안 되는 괴이한 주장, 아니 헛소리를 하게 된다. 그런 발언들이 무시당하거나 비난 받지 않고 기세등등한 사회가 한국사회인데, 무지라기보단 역사왜곡이 원래 목적이었을 거라 보인다.

 

한국 사회의 가장 약한 인간 존재들은 누구일까. 자살율 1위 국가라는 통계 지표에서 자살을 했거나 자살을 하고 싶은 이들... 의지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견딜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는 점에서 사회적 타살에 이르는 이들이다.

 

자살하는 노인들은 주로 빈곤으로, 자살하는 10-30대는 안전망 없는 경쟁에 내몰려서, 산업재해라고 불리는 실제로는 살해될 환경에서 일하는, GDP가 비슷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일 년에 1,000시간 더 일하는 노동자들의 자살. 그리고 실패의 책임을 자신에게 묻다 죄책감에 자살하는 이들.

 

상위 1%는 자산의 26%를 소유했고, 하위 50% 는 자산의 2%를 가진다니 한국인의 절반은 자산이 없거나 빚을 진 상태이다. 상위 1%는 부동산의 55%, 10%97.6%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자산 불평등 사회이다.

 

물론 이에 더해 성별, 연령, 지역, 학벌 등등등... 끝도 없는 불평등이 더해진다. ‘헬조선은 과장이 아니었고 해결은 없었고 대책 없는 미래는 두려울 지경이다. 수구와 보수가 번갈아 집권하는 정치지형에서, OECD국가 중 복지예산이 최저 25%(국방비 포함)인 나라에서 문제해결을 위해선 마법능력이 아니면 안 될 지도 모른다.

 

새삼 다른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길에 빗물이 넘치는데도 누군가 자꾸 현관문을 여닫는다는 것은, 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위층 사람들이 생활을 지속한다는 의미니까. 출근하고 퇴근하고 필요한 것을 사러 가게에 다녀오고, 그런 일들을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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