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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 - 프란치스코 교황과 통합 생태론에 대해 이야기 하다
카를로 페트리니.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희정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4월
평점 :
“정직은 단순히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입니다. 이는 사람을 진실되게 행동하고, 조화로운 분위기에서 살도록 합니다. (...) 우리는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다르지만 정직하다.’ 정직함이 없으면 유효한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이타심이 없으면 정직도 없다.”
“지구에 있어 생물 다양성을 잃는다는 것은 실행 가능한 선택 사항이 아니다. 그 과정을 되돌리지 않으면 끔찍한 재앙을 피할 수 없으며, 대멸종의 마지막 희생자는 호모사피엔스가 될 것이다.”
“현재 플라스틱은 먹이사슬 안으로 들어왔다.”
“팬데믹의 끔찍한 경험은 우리에게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 그렇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다시 시작하기 위한 첫 단계는 적어도 이미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입증된 도구들을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소비는 예측하고 통제하려는 소유욕이다.”
“청중이 지지하는 것에 만족해선 안 됩니다. 엄청난 이기심을 숨기고 있는 분노의 연극을 쫓아가지 말아야 합니다. (...) 인간을 일회용으로, 연구를 흥미로, 과학을 기술로 바꾸는 사이비 문화에 맞서 인간 중심의 문화, 공로를 인정하고 희생을 보상하는 연구, 상업적 목적에 휘둘리지 않는 기술, 편리만을 쫓지 않는 발전을 함께 주장해야 합니다.”
“상대의 공격은 우리가 옳은 일을 한다는 신호이다.”
“야만적인 시장경제와 폭력적인 사회적 불의를 초래하여 (...) 일은 착취가 되고 사람들은 자기 정체성을 잃은 채 고압적인 생각과 태도로 그들을 통제하려는 사나운 포플리즘의 손아귀에 잡혀 살아간다.”
“자유의 개념은 잘못 해석되어 마치 모든 관계에서 벗어나 혼자 있을 권리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 결과 사회는 소속감과 과거의 유산 없이 기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누가 한 말인지 모르지만 ‘정체성은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라는 정의가 마음에 든다. 자기정체성은 증발하지 않고 집단과 공동체에 녹아든다.”
“우리는 갈라놓는 것에만 지나치게 신경쓰다가 정작 우리를 일치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고마워하거나 소중히 여기지 않기도 한다. 우리는 일치시키는 것은 우리가 현세적 내재론, 영적 공허함, 안일한 자기중심주의, 소비적이고 자기파괴적 개인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구차한 변명 같지만 때론 의심이 든다. 내가 제대로 된 어른이 못 되는 건 어른과 지식에 대한 권위가 사라진 시대 탓도 있다고. 지난주인가 사람들이 즐겁게 농담처럼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다. 돈 많으면 다 언니, 오빠, 형님이라고. 진심인 듯했다.
중년만 되어도 어른이 되기를 고민하기보다 꼰대가 될까 전전긍긍하지만, 그 고민이 긍정적인 기능이 없는 것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카를로 페트리니의 대화를 들을 기회가 생겨서 반갑고 기쁘다.
판데믹 자체가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가 원인이었지만, 엔데믹이란 말이 나오자마자 지난 3년은 싹 다 잊고 막 즐기며 살아보자, 미래 따위 알게 뭐냐, 하는 분위기가 될까봐 사실 조마조마하다. 지난 3년이 포스트 판데믹에 관한 충분한 고민과 성찰의 시간이었을까.
판데믹 기간은 갑갑하지만 지금보다 희망이 있었다. 적어도 이것만 끝나면, 이란 기대를 의지삼아 버틸 수 있던 시절이기도 했다. 지금은... 과도한 감상에 빠진 것인지 현실이 더 절망스럽게 보인다. 전쟁은 아직도 중단시키지 못했다.
에너지와 식량 문제는 이미 시작된 듯하다. 미래를 위해 고민할 에너지는 흩어져 버렸다. 전 세계는 전례 없이 가까워졌지만 다시 협력할 수 있을까. 그래도 몇 십 년 살아본 나는 이제 십 대인 아이들을 돌아본다. 우리 것이 아닌 미래를 우리가 다 망치는 죄책감이 깊어간다.
과학과 산업에서 제시하는 청사진 말고, 다른 사유와 통찰이 부재해서 정신의 허기가 졌다. 인류 문명은 상상력과 사유와 이야기로 만든 창작물이다. 어쩌면 대화를 통해 인류는 다른 삶을 상상하고 바꿀 수 있을 지도 모른다.
- 인류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의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점을 나눈 후에 희망은 공동체의 일상적인 헌신에 있다
- 경제/문화적 불균형이 극심해져 인간관계가 훼손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므로 정의가 없이 생태를 논할 수 없다
- 호모사피엔스 인류인 우리는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고,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 자연과 불균형한 관계, 경쟁과 격변의 개념에 기반을 둔 무자비한 - 발전 모델이다
- 사회적 정의가 없이 공동체는 존속하거나 기능할 수 없으므로 관계 재설정을 위한 사회적 책임 실현과 생태적 삶의 모색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