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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2년 4월
평점 :
“이것을 ‘우리’의 이야기로 느끼지 못한다면,
이 모든 문명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김하나 작가
‘두려움이 아랫배를 쥐어짠다’는 작가의 글과 그렇게 느낄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죽고 살아남은 현실에서 뭐 이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우크라이나에 전액 후원하는 마음을... 출간된 책을... 가족 수대로 구매했다.
부모님이 읽으시고 화를 많이 내시고 푸틴 욕을 하셔서 놀랐다. 하마터면 시작부터 마지막 장까지 내내 무너진 마음으로 울 뻔 했다. 출판을 이루어낸 저자와 번역가와 출판사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서일까, 사진보다 영상보다 이 책이 전쟁을 가장 크게 실감하게 한다.
지금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민간인을 폭행하고 강간하고 살해한다는 비난이 높지만, 나는 전쟁 자체가 변명의 여지없는 범죄라고 믿는다. 그러니 당장 멈춰야 한다. 꽃은 피고 봄빛은 찬란하고 웃음소리는 드높고 나는 이 평화 속에서 속이 뒤집힐 듯하다.
생각날 때마다 다른 말은 없이 푸틴 죽으라고 하는 친구의 안위도 걱정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전쟁 소식에 화나고 슬픈 지구 곳곳의 사람들도... 흑백의 연필로 기록된 이 책처럼 무채색의 시간을 견딘다는 생각을 한다.
설마... 하며 놀라던 여전히 믿기 어려웠던 전쟁이 시작된 날이 떠오른다. 이런 비극에 SNS가 이어준 사람들이 귀하고 함께 모은 힘이 귀하다. 안팎 구분 없이 더 힘을 모아야 하는데 뭘 더 할 수 있을까. 멀지만 확실한 연대를 부탁드린다. 이 책을 읽어 주시기를.
“내 인생 35년을 모두 버리는데 고작 1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엄마를, 집을 두고서, 내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을 지켜야해서 꾹꾹 참고 있겠지만 엄마도 무섭고 두렵습니다. 누구라도 그렇습니다. 피해자만 있는 것이 전쟁이라는 미친 짓입니다. 개인의 이야기지만 일기지만 살아서 전쟁을 겪고 있는 모두의 이야기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