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의심에서 발현하는 불안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 수업
황양밍.장린린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5월

반가운 제목이다. 여러 증상을 동반하는 불안과 오랜 동거를 한 사람으로서는 제목만 봐도 질문들이 줄을 선다. 물론 관련 답변들도 상당 부분 할 수 있다. 마치 아이를 양육하다보면 소아과 진료와 처방전에 대해 익숙해지는 것처럼.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불안을 느낀다고 해서 고민할 만큼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나의 불안을 다스렸다고 해서 시시각각, 장소와 환경과 입장과 상대에 따라 달리 발현되는 새로운 불안을 다룰 방법을 아는 것도 아니다.
 
나는 적절한 대응은 필요하지만 사람을 기피하거나 사회생활은 불가능하지 않은 그 정도의 불안을 자주 느낀다. 당연히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체력이 약해질수록 불안의 횟수도 강도도 증가하다. 때론 다른 원인의 다른 감정이 불안의 형태로 오해되기도 한다.
 
- 무엇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가? 불안요소가 무엇인가?
- 필요하다면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접근 방법은 무엇인가?
 
목차를 보면, 감정, 선택, 성장, 직업, 관계의 불안으로 분류되어 있다. 자신에게 맞는 부분을 찾아 집중적으로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감정 역시 뇌의 작용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2가지는 동의할 수 있는 제안들이다.
 
뇌 역시 신체의 일부이니 꾸준한 신체 - 체력 - 관리는 기본이다. 다채로운 경험 쌓기는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책을 많이 읽어야 문해력이 느는 것처럼. 가능한 다른 문화, 인종, 국가, 사회에 대한 경험 지식이 많을수록 불안을 줄어든다.
 
예전에 내가 무척 존경하던 융 심리학의 대가께서 우울증이라고 표현하지 말고 구체적인 증상을 찾아보라고 했다. 머리가 무겁다거나 배가 아프다거나 목이 막힌다거나 등등. 우울하다란, 말은 사실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텅 빈 말이다. 저자 역시 감정 언어는 세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는 일맥상통한 심리학적 조언일 것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분출하기 전에 주의력을 분산시키라는 것- 음악을 듣던가, 글을 쓰거나 - 다른 일을 하라는 것이다. 일상에서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방법들을 한 두 개 가지고 있을 것 같다.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나거나 문을 닫고 혼자 방에 들어가거나 산책을 나가거나.
 
내 불안의 원인 역시 저자가 제시하는 ‘자기 의심’일까. 세상에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얼마나 될까.
 
일상의 심리학자라는 호칭처럼 무리하지 않는 차분한 어조가 좋았다. 완치나 회복이나 제거가 아니라 ‘적정 불안’ 상태로 살아보자는 격려로 들린다. 운이 좋으면 불안이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겠다.
 
일상을 살다보면 완전한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다양한 불안을 잘 인지하는 심리학자가, 무려 60가지의 심리처방을 소개한다. 필요한 모든 분들이 꼭 자신에게 맞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