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못한 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5
도러시 매카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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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서부 데번 주에서 과거의 나도 살았다논문 때문에 수차례 방문한 필드워크 장소인 다트모어는 늘 판타지 이 세계 같았다로더릭과 패멀라는 아늑한 바닷가 장소라고 하는 대서양 바다를 보며 울었던 기억물이 너무 차서 단 한 번도 수영을 못한 슬픈 기억이 있다.

 

흥미로운 여성 캐릭터들이 네 명인데 두 명은 죽었고 둘은 살아 있다무섭거나 이상하지도 않고 받아들이게 된다마치 그런 집과 가족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던 듯생사여부처럼 선명하게 그들의 역할이 선악으로 나뉘지 않는다위협과 구원은 직물과도 같이 얽히고설킨다.

 

망각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에요미래를 생각하며 살아야죠과거가 아니라.”

 

이사한 새 집에 초자연적 현상이 일어나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 패멀라는 이야기 전반에 걸쳐 나의 최애 캐릭터가 되었다돌발에 당황하는 대신 결과적인 피해 유무를 살피고 가설을 세우고 이성적으로 파악하려는 모습이 친근하다고 해야 할까.

 

극적이라고 해서 사실이 아닌 건 아니야.”

 

사랑하는 상대의 부재가 깊은 외로움으로 자리해서 유령에게 모성을 느끼는 스텔라에게 흉통처럼 느껴지는 아픔을 전해 받았다저자의 강한 투영인 듯 생각되는당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드문 조건을 갖춘 패멀라가 무척 주도적으로 현명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가 좋다.

 

버틴 걸 후회하는 건 아니겠죠스텔라?”

 

스텔라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어요인간은 성장해야 하니까.”

 

2022년 대한민국에서는 여성을 해치워야 제 입지가 올라간다고 믿는 못난 자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피해 살 수 없는 나는 19세기 고딕 소설인 이 작품 속에 가능한 오래 머물고 싶었다스스로를 후회도부끄러움도 없는 선동가로 규정한 저자는 이야기 속 캐릭터에도 충반한 힘을 부여했고 그 점이 대단한 위로가 되었다.

 

장르를 가려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생각도 한다고딕의 문법은 모르지만 뇌가 즐겁게 자극되는 실망 없는 전개와 통쾌한 반전으로 완성된 이 작품은 멋진 미스터리물이다반전을 통해 저자가 전복하려던 것들은 더 많은 함의로 남았을 것이다.

 

부모들은 불안을 견디고젊은이들이 살아가게 내버려둬야 해.”

 

영화화되었고 원작의 시각적 묘사가 뛰어나 가장 무서운 공포 영화가 되었다는데 모르고 살다 새롭게 발굴된 유물에 놀라는 관객처럼 신나고 즐겁게 읽었다현실에서도 이야기에서 포기하지 않았던 저자의 목소리를 빌어 이야기 하고 싶다현실의 산자들을 망치는 시대착오적 망자들도 그들의 유물도 모두 떠나라!

 

클리프 엔드에서의 생활은 활기차고 풍요롭고 자유로웠다살아 있는 자들의 활기와 만족감이 망자들이 남긴 슬픔을 쫓아내지 않는다면과연 이상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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