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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 상편 - 교과서보다 쉽고 흥미진진한 물리학 교실 ㅣ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
천아이펑 지음, 정주은 옮김, 송미란 감수 / 미디어숲 / 2022년 3월
평점 :
물리학을 두고 쉽고 흥미진진하다고 하면 여전히 욕만 먹을 것 같지만, 쉽고 흥미진진한 내용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아니 경험했다. 세상을 이루는 물질과 에너지를 다루니 물리학과 무관한 세상일이란 없다. 단지 그걸 수식으로 만나는 순간 세상을 원망하고 싶어질 뿐.
오일러Leonhard Euler 공식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재미나고 반가운 책이고, 추천연령은 중, 고등학생이니 화가 날 정도로 어려운 내용과 수학은 없다. 사진 자료와 친절한 해설도 가득하다.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개라는 말을 이 책에서 다시 느낀다. 속도와 속력에 대해 나는 세상의 모든 과학 정보를 다 들려줄 수도 있지만, 내 설명에는 벡터, 스칼라, 방향, 크기 등등이 등장할 것이고 재미라곤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재밌게도 거북이가 나온다.
SF 속 물리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던 때도 있었는데 판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창작보다 더 놀라운 현실을 버티느라 바이러스 전문가가 되었다. 오랜 팬인 나조차 SF에 대한 느낌이 예전만큼의 기대와 설렘이 없다. 현실이 최강 디스토피아라서.
“과학에서 새로운 발견을 알리는 가장 신나는 표현은 ‘유레카(찾았다)!’가 아니라 ‘그거 재미있네’이다.”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Isaak Yudovich Ozimov
물리학을 공부한다는 건 뉴턴Isaac Newton을 무조건 만나야한다는 말이다. 누구라도 건너뛰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무 데도 없다. 이 책에서도 뉴턴 역학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하고 충분한 분량을 배분하였다. 아마 두 번은 차분히 읽으셔야 진가를 더 확실하게 느끼실 듯!
케플러Johannes Kepler의 법칙과 열역학의 법칙으로 오면 우리가 속한 세계가 우주로 확장된다. 인간은 지구인이자 우주인이다. 이번 대선의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서 케플러의 법칙을 열공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고, 열역학 법칙을 생각하며 볼 수 있는 우주의 모습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실을 얻는 것보다 새로운 사실을 생각해내는 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윌리엄 브래그William Bragg
언젠가 다른 행성의 지적 생명체가 방문해서 역사를 조사하다가 인간이라는 종은 과소비와 식탐으로 멸종했는데, 문제를 다 알고서도 고치질 못해 결과적으로 자살한 셈이다, 이런 평가는 안 받았으면 한다.
혹은 가진 핵무기를 멍청한 이유로 다 터트려서 다른 생명체도 죽이고 지구도 망가뜨렸다 이런 일도 없었으면. 이래서 SF 문학 창작이 더 어려워지고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경고를 주기 위해 제발 종족주의를 벗나난 지구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더 열심히 써주면 좋겠다.
생태계라는 시스템은 엄청난 복잡계라서 잘 파악하기 어렵다. 우리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기보다는 신비한 일이라고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어렵고 힘든 일은 많지만, 단순 생존이나 탐욕에 휘둘리게 자신을 두지 말고 조금 다른 방식을 고민해보면 좋지 않을까. 인간 스스로 저지른 모든 선택의 결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더욱.
중고등학교 교과과정과 시험경향을 정확히 모르니 100점을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재미는 확실히 있다.
“교육의 진정한 목적 중의 하나는 부단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인간을 두는 것이다.” 맨델 크레이튼Mandell Creigh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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