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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3호 : 도망치는 숲 - 2021.겨울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남(들)의 집’으로 들어간다는 것,
‘문턱threshold’을 넘어 간다는 것.
이런 표현이 좋을 뿐더러 옳다.
필드워크fieldwork를 하러 산으로 숲으로 다닐 때마다 그런 마음으로 방문했다.
가능하면 말도 소음도 줄이고 조심조심 걸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경쟁이나 공생 같은 단편적인 개념으로는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나게 정교하고 다양하게 얽히고설킨 관계망이 자리한다. 그 관계들의 물리적인 현현이 바로 숲의 울창함이다.”
! 숲이 나무의 모음이 아니라면 숲의 속성이란
- 이어짐. 생물은 그저 자신들의 삶에 집중하면 되는 곳. 이어짐이 쭉쭉 연장되어 어떤 일정 수준 이상의 면적을 낳는 곳.
- 서식. 각종 동식물과 균류 및 미생물들이 생태적 체제에 대거 동참한 것. 다양한 다자의 왕성한 서식.
- 야생. 인간의 손길과 무관하게, 그 손길이 없어야 잘 사는 생명체. wild의 어원인 wildeor는 ‘스스로의 의지를 가진 생물’을 뜻한다. 생물의 독특한 개성과 진화적 역사 및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상태. 자유롭게 살고 있는 상태. 집합적 자유의 발산과 향연.
! 숲은 탄소 저장고로 치환될 수 없다.
! 목재 공장으로 치부될 수 없다.
! 거대 공기 청정기로 취급될 수 없다.
! 숲이 차지하는 땅을 활용하기 위해 제거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이 모든 일들이 가장 많이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를 불의와 모순과 낭비로 보지 못한다.
아마도 진짜 숲을 모르기 때문일까.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