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밀당의 요정 1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평점 :
웹소설은 처음이다. 단행본으로 읽었으니 웹소설을 읽은 건 아닌 건가. 십대들은 다 알고 대사인지 노래가사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고 한다. 늘 일반화의 오류에 걸리고 말지만 십 대들의 연애에는 밀당이 무척 중요한 기술로 활용되나... 잠시 궁금했다.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기술이긴 하지만.
“연락하고 싶을 때 참고, 만나자 그럼 한번 튕기고 질척거리고 싶을 때 쿨하게 돌아서고 여자가 쉽게 맘 주면 안 돼. 그래야 네가 날 더 좋아하게 될 걸”
설정 자체는 이런 하드코어가 없다. 전남친이 결혼하는데 내가 웨딩 플래너다. 심지어 웨딩드레스 입고 등장... 자신에게 반한 남자는 재벌 2세인다가가 비혼주의자... 사귀자고 해서 사귀어볼까 했는데... 남자는 제 아비에게 팔려(?) 다른 결혼을 준비한다. 그 결혼식 준비도 내가 한다!!
이게 무슨 극한의 삶이고, 이런 와중에 연애는 어떻게 하며, 밀당이 끼어들 틈은 어디 있나 싶지만, 십대들도 웹소설의 세계도 곱게 자라 편한 세상을 산 내 세대로선 상상도 힘든 삶을 사나보다.
외모가 출중한 여성과 재벌2세는 이제 드라마로 나와도 재미 1도 없을 듯하지만, 이 놀라운 이야기에는 돈과 결혼, 사랑으로 버무리는 관계에는 스킨십이 중요하다는 엄청 솔직한 조건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타이밍 완전 안 맞게 등장한 사진작가는 너무 불쌍하다. 작가의 심술인가 싶을 정도로. 의외로 읽다 보면 인간 사이에 권력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갖가지 요인들이 아주 잘 보인다.
밀당이 왜, 언제 필요한 지 전혀 이해 못하는 독자로서 이런 막강한 스트레스를 견디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을 해내는 인물들이 놀랍다.
마음에 드는 점은 구남친이든 현남친이든 폭탄이 떨어진 듯한 상황에서도 내 직업은 웨딩플래너니까 일은 한다, 라는 강철멘탈 여주! 하도 시달리다보니 밀당을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최강자가 된다.
로맨스 소설, 웹소설을 읽은 경험이 너무 적어서 그런가, 완전히 낯설고 새로운 스타일이다. 두근거림과 설렘을 느끼기에는 정서상 괴리가 크지만 가볍디가벼운 생각과 말투에 두 발이 끌리는 듯한 목요일의 시간이 폴폴 깃털처럼 날아오르는 기분이다.
! 완결은 3권에서! 회사 합병되고 비밀연애 들통 나면서 2권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