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도감 : 동양편 - 동양 문화 속 괴물들의 이야기 괴물사전
고고학자(강석민) 지음 / 성안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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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왜 탄생했을까요괴물이 반영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아무 이유 없이 생겨났을 리는 없겠지요동서고금의 역사에서 종교와 전설 속에는 모두 괴물이 등장합니다상징성이 대단한 존재하는 뜻이겠지요그런 괴물들을 이야기 수집 차원이 아니라 고증을 통해 기록한 책으로 보입니다.

 

이 책 제목을 보고 <괴물>이라는 무척 이상한(?) 영화가 생각납니다이상하다는 이유는 괴물이 너무 조금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덕분에 어딘가 숨어 있을 괴물을 상상하고 두려워하느라 더 긴장했던 영리한 영화였지요다 보고 나니 괴물은 행사에 고용된 알바생처럼도 느껴졌습니다진짜 괴물은 따로 있었으니까요.

 

동서고금 인류의 역사에 늘 존재했던 괴물들은 어느새 사회의 소수자들에 비견되고 그래서 그 고된 생존이 가엾기까지 합니다한번 만나지 못한 괴물과 귀신보다 늘 살아 있는 사람들이 가장 난폭하다고 느끼는 저는 더 그렇습니다.

 

특정 개인의 범죄도 그렇지만 가장 기막힌 것은 집중된 권력을 행사하는 다수의 인간들이 저지르는 짓들입니다영화 속 진짜 괴물 역시 실망스러울 만큼 노골적이고 직접적이긴 하지만 국가와 사회군사주의라는 시스템과 이익집단들입니다물론 희생되는 이들은 기획이나 이득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입니다.

 

산만한 생각을 확 접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봅니다. 132명의 괴물들이 등장합니다목차의 이름들을 보고 떠오르는 잘 아는 괴물들이 많으신가요저는 20명이 채 안되네요괴물이라 생각지 않았던 이름들에 좀 놀랐습니다백호청룡주작현무손오공사오정삼족오 등등괴물이냐 신이냐 영물이냐 하는 것은 모두 관점의 차이라는 듯합니다.



가루다와 같은 괴물은 이름에서도 불교 문화권에서 변형되었구나 짐작이 되네요동서고금 영향을 주고받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왔겠지요당연한 말이지만 괴물의 이름과 형태가 곧 동서문화의 교류의 기록이자 고증입니다.

 

일러스트레이션들을 펼쳐 보니 상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른 괴물들도 꽤 됩니다목격한(?) 사람이 있을 리가 없으니 구술만으로 스케치한 것이라 이 역시 당연하겠지요저자가 담은 그림들이 마치 자세히 관찰하고 그린 듯 섬세해서 재밌습니다.

 

상상의 존재에 대한 작품임에도 유래, 주된 활동 지역, 추정이지만 구체적인 크기와 종류와 생김새 등등 무척 정성스럽게 조사한 기록입니다물론 괴물을 가장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어떤 스토리를 가졌는가 이지요활자도 영상도 없거나 부족했던 시절구전으로 전해지던 이야기들을 최대한 귀하게 상상하며 읽습니다.

 

의외로 신화와 전설을 모르는 아이들이 알고 있는 괴물 이름들이 적지 않습니다요즘 유행인 시리즈물에 두억시니어둑시니그슨새강시구미호해치 등등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과 전설을 즐기는 이들은 어쩌면 늘 소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아마 이 책은 그 점을 알고도 재미와 기록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겨서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괴물 콘텐츠를 무척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반갑고 귀한 선물이겠습니다최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스토리텔링까지 쉽게 읽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좋고 편한 사전이기도 하니까요괴물이지만 무척 슬프고 아픈 사연들이 있는 존재들도 있습니다어릴 적엔 미처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새롭게 읽습니다.

 

최애(?) 혹은 궁금하거나 끌리는 괴물이 있나요괴물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아직 유효한가요새롭게 괴물을 창작한다면 어떤 형태의 어떤 스토리를 가진 존재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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