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버스 - 3,000년 아랍 역사 속을 달리는 한 권으로 끝내는 역사 버스 시리즈 4
이희수 지음, 한창수 그림 / 니케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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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 이슬람과 아랍 역사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이 많으신가요. 한국은 아주 오랫동안 일본과 미국의 시선으로 본 역사를 자국민들에게 교육해왔고 그 덕분에 세계사에 관해 저는 아주 무지했습니다.

 

유럽으로 유학을 가니, 서유럽이긴 했지만 미국 시각에서 벗어난 다른 역사가 좀 보였지요. 그래도 여전히 유럽 중심 역사이긴 했습니다.

 

귀국한 뒤 이리저리 찾아봐도 미국과 유럽, 즉 패권국가들 이외의 역사에 대해 읽고 배울 책들조차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르몽드(Le Monde diplomatique)*지가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다고 해서 구독하게 되었습니다. http://www.ilemonde.com/

 

* 일간지 르몽드의 자매지. 약칭은 르 디플로. 국제 뉴스를 다루는 월간지.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 중. “세계를 보는 창노암 촘스키 https://www.monde-diplomatique.fr/

 

그래서 세계사에 대해 세계의 현실에 대해 잘 알게 되었나, 하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릴 적부터 받은 훈련이 부족하고 각 나라들에 대한 기초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고 공감할 감수성과 기억이 없으니 읽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거의 유일한 창이라 의무교육처럼 읽고 있습니다. 여러 해 전에 지하철에서 르몽드지를 읽는 교복 입은 학생을 보고 반가워 말 걸 뻔하다 간신히 자제한 적도 있습니다. 현실 역사 속의 인류로 말고, 다른 한편 우리는 이슬람과 아랍에 대해 아주 익숙하기도 합니다. 할리우드 영화 속 테러납치범들은 모두 이들이었으니까요.

 

아랍 사람들과 유대인들은 <성서> 속의 같은 백성이야. 함께 유일신을 믿고 팔레스타인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사막 땅에서 2천 년간 유목과 목축을 하며 물과 먹을 것을 나누고 평화롭게 살아왔지. 아마 역사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싸우지 않고 협력해 온 민족도 없을 거야.”

 

유대인과 이런 역사를 나누었는데, 유대인 자본이 많은 영화계가 이런 영화를 만들어왔다는 모순이 참 현실답습니다. 적이 있어야 힘이 나고 전쟁이 있어야 수출이 매끄러운 군산복합체 거대산업을 운영하는 미국은 20019.11 비극 이후 내내 자본을 투자하고 스타 배우들을 내세워 이슬람과 아랍에 대한 문화적 적대성을 키워왔습니다.

 

다른 한편 본토에서 미국의 꼭두각시 대변자 역할을 잘 할 정권 수립에 애써 오다 다 실패하고 얼마 전 그야말로 야반도주하듯 도망을 갔지요. 20년 동안 미국이 선전한 세상에서 언젠가 살게 될 거라 믿고 살았던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는 걸까요.

 

너무 미국 얘기만 하는데 이 시기에 저는 영국에 살았습니다. 부시의 푸들이란 멸칭으로 불리던 총리는 천만 명이 넘는 영국인들이 반전 시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습니다. 학교 직원이 인디펜던트지에 실린 인권변호사 출신 한국 대통령도 참전에 동의했다는 기사가 났다고 알려 주기도 했지요.

 

저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도 아니고 그들에게 동의하는 바는 전혀 없습니다. 이슬람의 역사에 대해 뭘 하는 것도 참 없습니다. 19억 명이 넘는 무슬림들이 대략 3,000년이 넘게 지구상에서 함께 살았는데 가장 친숙한 이미지가 검은 피부의 테러납치범이라니…….

 

무함마드는 (...) 종교적 명상을 하면서 마음속에 품어 왔던 사회의 악습과 모순에 대해 고민하던 중 610년에 알라의 첫 계시를 받아.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전해진 하느님의 계시는 22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단다. (...) 계시를 받은 내용을 아내에게 예기하면 아내가 그것을 받아 적었어. 그게 <꾸란>이야.”

 

압바스 왕조는 아랍 사람들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았거든. (...) 무슬림이라면 아랍 사람이든 아니든 똑같은 세금을 징수했지. 이슬람을 믿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원칙을 실천한 압바스 왕조는 아랍 제국이 아니라 진정한 이슬람의 가치를 실현한 이슬람 제국이라고 할 수 있단다.”

 

어쨌든 친미라면 지지 않는 한국에서도 미국 뒤처리에 동참하는 한편 한국에 조력한 이들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대의로 무사히 탈출시켜서 한국 땅에서 살아갈 준비와 대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게 될 이들의 처지를 생각하며 아주 쉬운 이 책으로 가족 모두와 읽고 배워봅니다.

 



역시나 여기저기서 걸러지고 취사선택된 언론에서 뿌려대는 이미지와 기사 내용들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불의합니다. 게으른 제 탓도 크지만 여성에게 생지옥과 같은 세상이란 공포가 심했는데, 나라 별로 여전히 계급과 자산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은 있지만, 어쨌든 이슬람 국가들에서도 직접 선거를 통해 여성 대통령, 총리를 선출하고,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등 개혁 조치들이 점차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이슬람 여성을 다른 각도로 바라봤으면 좋겠어. (...) 항상 떠올리는 억압과 폭력, 전근대성의 이미지는 종교적인 문제보다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니까. (...) 이슬람 사회 역시 가부장제 사회에서 양성평등의 사회로 바뀌고 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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