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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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 관한 책들 중에 가장 강렬한 제목이다정보처리에 과한 뇌기능에 대한 정확한 계산을 차치하고 함의가 설득력이 있어 덜컹하는 기분이 든다이는 저자가 경영학 전공자이고 대학 강의와 인사관리 컨설팅 조직을 운영하는 분이니즉 인간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분이라 더욱 그러하다그러니 나는 생각하는 기계보다 생각하지 않는 인간쪽이 더 무섭다.

 

인간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의 로봇은 처음에는 인간에게 육체적 부담이 가거나 인간의 육체가 감당할 수 없는 환경에서 노동 강도를 일정하게 하는 작업에 투입되었다인간이 에너지원을 공급해주고 잘 관리해줘야 작동하고 그럼에도 기계라서 늘 고장이 났다즉 인간의 몸에서 팔다리를 대신해주는 근육을 기계로 대체한 연장품이었다.

 

2021년 각 산업분야에서 이미 활발하게 활용되는 기계들은 개념이 다르다인간의 팔다리를 기계화하는 순서가 아니라 기계를 인간화한 형태의 생산수단을 만들어 내었다자율주행차알파고지능형 로봇인공지능사물인터넷머신러닝learning 등은 모두 빅데이터와 입력 상황을 근거로 인간의 두뇌처럼 생각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누군가 주장했듯인간은 일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는 말을 다 믿지 않더라도반복 노동이나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작업을 대신해줄 기계가 있다면 좋은 일이다물론 그렇게 확보된 시간에 인간이 여유를 누리고 하고 싶은 다른 일을 자유롭게 할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나는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고유한’ 감정을 진화시킨 로봇들이 인간을 적으로 인지하고 지배할 가능성을 거의 믿지 않는 편이다근거는 존경하는 뇌과학자들의 논문 발표 내용들이다기계에 의한 인간 지배보다 더 현실적이고 바꿔야하는 것은 인간에 의한 인간 지배이다.

 

간혹 읽고 싶은 책들이 무작위로 선택한 것들임에도 주제나 소재가 겹치거나 연관이 있어 반가울 때가 있다아직 읽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모르나 을유문화사의 <호모 파버>를 읽고 싶어 일단(?) 모셨는데 이 책의 저자가 일자리와 업무를 구분하는 내용을 읽다 보니 애니멀 라보란스Animal laborans와 호모 파베르Homo faber를 나눈 이야기를 인용한다.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는 일과 ?’라는 일을 나누는주어진 일을 하는 작업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나누는 구분이다이때 새로운 것에는작업 결과로서의 상품만이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체계사회가치환경의 변화까지 포함된다즉 지식정보의 보유량보다 활용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점이다이런 시대적 필요가 한국에서 시행되는 창의력 교육과 만날 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다.

 

이런 구분 작업이 가능해지면물리학이나 수리력이 필요한 부분은 모두 컴퓨터 계산으로 대체 가능하고법조계 일들 중 판결 사례나 법조문 적용은 기계가 검색정리판단할 수 있다비행기 항법 기술도많은 교육 프로그램들도 대체 가능하다일의 성격은 분리되고 변할 것이다.

 

계산 능력이 좋다는 것이 사고 능력을 담보하지 않는다즉 AI의 목표는 정보를 최적화하는 일일 뿐이다차원 자체를 넘어서는 연산은 불가능하고프레임 문제를 추가 적용할 수 없고복잡한 변수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인간은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다시 한 번 나는 로봇의 반란기계 제국의 등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자의 매력은 한편으로는 직무 분석 프레임을 통해 직종볍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라고 하면서도, AI 시대의 인간의 생존 방식은 스마트 시대에 아날로그로 살아남으라’ 고 주장하는 점이다스마트 기계를 닮으려 애써봐야 기계를 이길 순 없다다른 방식은 디지털 소비자로 사는 방식인데 그 역시 권장할 방식은 아니다.

 

그러니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존재는 본질적으로 아날로그라는 점심신 모두를 기계로부터 분리시켜 여유를 가지고아날로그식 즉 인간식 사고와 행동을 하고다른 인간들을 만나고인간관계들을 경험하고인문학적인 사고를 위해 책을 읽고 책모임도 하고... 이런 뜻밖의 익숙하고 반가운 결론에 이른다.

 

나는 이 미래가 협업을 통한 행복한 미래이길 응원하고 싶다마지막으로 당부하자면이 때 협업은 기계와 인간만이 아니라 인간들 간의 협업을 의미한다제발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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