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충변화
최제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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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 대해 최초로 관심을 가진 것은 공자가 주역책을 아주 여러 번 읽어서 종이를 묶은 가죽 끈이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이다주역은 모르지만 인류 문명 4대 성인으로까지 칭해지는 분이니 주역이 점치고 굿하는 매뉴얼이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그런데...... 마치 법전을 처음 들춰봤을 때처럼 독해가 너무나 어렵다조사와 어미 빼면 다 한자주역의 철학적 배경도 배울 수 있으려나 싶어 자신이 없었다그러니 여전히 아는 것이라돈 12간지내개 태어난 해가 어느 동물에 해당하는지 밖에 없다.

 

세상에 중요한 동물이 12마리라는 것도한 해에 태어난 사람들이 모두 동일한 동물적 특성을 가진다는 결정론도 전혀 믿기지 않지만현재까지도 나는 내 동물 띠로 끊임없이 상기되며 살아야 했다.

 

제목은 무척 마음에 드는 책이다만나서 혹은 마주쳐서 충충돌하고 혹은 갈등을 겪고

변화변하고 혹은 서로를 발전시키고사람의 일만이 아니라 만물이 겪는 일은 다 이런 역학에 다름 아니다생과 사의 사이에서 모든 생명체들이 경험하는 내용들이다.

 

태어난 해시는 고정되어 있지만세상 모든 만물이 변화하니최초의 주역이란 사주란 것은 그 변화에 인간이 어떻게 적응하고 저항하고 때로는 헤쳐 나갈지를 알려 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주역의 역()이란 단어도 도마뱀의 형상이라고 한다.

 

같은 파충류이지만 거북이가 아니라 의외이다아마도 흔히 볼 수 있는 파충류인무해한 도마뱀이 탈피하는 모습을 보면 합충변화를 뜻하는 바뀌는 것이란 뜻을 가지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사주명리학과 유학에 관한 책들을 판데믹 이전 평생교육원에서 즐겁게 배우시면 부모님은 훨씬 더 재밌는 독서가 가능하실 것이고 나는 내가 읽을 수 있는 부분만을 만나 본다평생을 연구하고 연구소와 칼럼과 저서 활동을 하신 분이라 무척 쉽게 읽을 수 있는 평이한 언어들이라 좋다.

 

주역은 고대의 과학사상 같이 들린다만물을 보고 운행원리를 알고 싶어 했을 고대의 연구자들이 떠오른다현상을 관찰하고 통계를 찾아내는 일은 경험 감각에 의지하는 모든 과학의 기초적인 연구 방법이다.

 

그렇게 보면 주역의 괘들도자연의 섭이에 대한 과정을 표현한 수식일 것이다상형문자처럼 보여 아찔한 표현들이지만어쩌면 현재의 누군가는 수학을 이런 기분으로 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가장 궁금한 점은 천지만물의 운행원리를 알았다고 해서 그것이 어떻게 개별 인간들에게 아주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과거현재미래까지 설명서처럼 보이는가 하는 지점이다공자가 전하는 말들은 일부는 과학처럼 일부는 문학처럼 들렸다.

 

정치를 중요한 가치로 두고 평생 자신의 정치철학을 현실화시키려 애쓴 분이라서인지주역을 통해서도 사람들이 일상에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실천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찾으려 했다고 한다.

 

존경하는 마음에 나도 그런 방점을 마음에 품고 책을 읽었더니 이런 구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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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9 23: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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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2 12: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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