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 성공과 몰락의 변곡점에서 승리하는 단 하나의 원칙
앤드류 그로브 지음, 유정식 옮김 / 부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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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후대로서 이전 역사를 평가하는 일은 쉽고 모든 것이 분명해 보인다개인의 삶도 마찬가지로 돌이켜보면 명확한 일들이 많다마치 정답지를 받고 문제를 다시 보면 아차싶은 기분처럼.

 

그렇다면 다소 생뚱맞게 편집광이란 단어를 사용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때론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만 하는 지점을 알아차리고 변화에서 살아남는 통찰에 관한 경고와도 같은 내용인데 왜 편집광인가.

 

인텔 Intel이란 회사는 한국인에게도 낯설지 않는 기업명이다내가 현재 사용하는 랩톱에도 인텔의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초기 반도체 시장의 세계 1위 기업이었고 누구도 계획하지 않은 시기에 과감하게 반도체 사업을 정리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을 선택해 기업을 대변신 시킨 미스터리와 기적에 가까운 기업이다.

 

결과적으로 독보적인 신의 한 수를 둔 올바른 선택을 했지만처음에 지적한대로 그건 나중에 돌아보지 그렇다는 것이다일 초 앞도 볼 수 없는 그 순간당시에 인텔의 경영진은 어떻게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저자가 지적한대로 죽음의 계속’ 안에 있을 때는 주변 상황을 알아차리기가 더 어려운 법인데.

 

그런 결정을 견인한 인텔의 회장이자 저자인 앤디 그로브는 기업이 변화해야할 시점을 전략적 변곡점이라 부른다까다롭게도 이런 변곡점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온다고 한다발바닥이 말랑해서 발걸음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런 변화를 그럼 어떻게 알아차려야 할까.

 

다소 문학적으로 들리는 저자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봄이 오면 눈은 가장자리부터 녹는다 (...) 가장자리로부터 전해오는 소식을 해석하는 것이것이야말로 신호와 잡음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신호는 3가지 변화 속에 존재한다

1. 핵심 경쟁자가 바뀌고 있는가 

2. 핵심 보완자가 바뀌고 있는가

3. 주위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는 듯 보이는가

 

최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보통 절박한 변화를 일찍 알아차린다.

영업사원들은 경영진들보다 고객 수요의 변화를 먼저 파악한다

재무 분석가들은 언제 사업의 근본적 변화가 일어날지 누구보다 빨리 인지한다.

경영진이 초기 성공으로 형성된 생각만 믿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던 반면,

생산 계획자들과 재무 분석가들은 철저히 객관적 입장에서 자원을 배분했고 수치를 분석했다.

고위 경영자들은 경기 순환 위기와 지속적인 적자 상황을 겪고 난 다음에야 과거와 결별하는데 필요한 용기를 겨우 낼 수 있었다 (...)

리더는 가장 나중에 아는 사람이다.”

 

회사란 최초의 시간과 노력이 차곡차곡 누적된 형성체이다즉 어느 한 부분을 바꾸기도 전체를 다 바꾸기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하지만 바뀌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좋든 싫든 쉽든 어렵든 결국엔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바뀌어야 한다시장이 세상이 기업에 맞춰 변화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2016년 앤디 그로브가 인텔 Intel을 떠나고 2021년 인텔의 기업가치는 삼성전자의 절반이다자국의 기업이 거둔 성공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5년 동안 인텔의 변화 혹은 무변화가 미쳤을 현재의 처지를 보니기업 운영에 있어 경영인의 마인드가 미칠 중차대함이 여전히 의미 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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