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언론사 주식을 오래 보유하기도 했지만 저널리즘도 기획기사도 스타기자도 모두 사라졌나 의아하기도 하고 포털을 살찌울 소식만 퍼 나르는 일이 요즘 기자일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어느 분야든 모두 그럴 리는 만무다. 문제는 그런 일에 열심히 이들이 주류이고 승진하고 세력을 형성한다는 것.
이런 기사는 중대사회범죄가 아닌가 싶은 글들도 있지만 기레기나 기더기라는 멸칭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원칙적으로 그릇된 일이고 그렇게 부른다고 뭐가 바뀌지도 않는다. 수치심이나 염치나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런 일을 하지도 않고 그런 일들을 태연히 하는 사람들은 멸칭쯤은 안중에도 없다.
유튜브 세대들은 언론 미디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할 때가 종종 있다. 이들은 누구나 자신이 만든 영상 콘텐츠를 세상에 제공할 수 있다고 배웠고 그런 이들은 크리에이터라 부른다. 정보와 지식과 사실과 진실과 논설과 가짜뉴스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다고 어디서 누구에게 배우고 있을까.
이 책은 7년차 신문 기자인 박형민 저자의 네 번째 소설책이다 - 특이사항(?!) 수학 전공. 그가 믿는 기자란, ‘시민들이 부여한 신뢰와 기대를 무기로,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의 진실을 파헤치고, 권력자들의 비리를 추적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사람’이라 한다.
심층 취재와 탐사 보도에 익숙한 기자로서 책 속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한 사건 추적처럼 느껴진다. 취재 경험이 현장감 가득하게 펼쳐지니 한 편의 모험담 같다. 시사성과 현실성도 휘발되지 않아 김영란 법이나 자극적인 기사를 옹호하는 관행주의에 대한 고발도 있다. 그리고 외부에서는 잘 알 수 없는 언론사 내부의 부조리와 부패도 끔찍함을 덜어내고 재밌지만 날카롭게 담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웃픈 노빈손(NO빈손으로 보이지요.)은 인턴 기자인데 적극적인 취재 방해와 기사 지침을 뿌리는 멸칭의 대표적 사례와 같은 상사의 지시로 고생이 많다. 승진을 바라는 것은 직장인의 당연한 목표이기도 하고, 새로운 법은 적응할 때까지 힘든 점도 있을 수 있지만 뇌물을 받고 날조된 기사를 쓰는 건 직업윤리를 따지기 전에 범죄다! 사과도 변명도 필요 없다! 구속 처벌하면 될 일! 반면에 기자 정신을 장착한 선배 기자의 이름은 고생만... 울컥...
그래도 언론의 순기능을 믿고 참여하고 싶은 청소년들이 읽는 다면 이런 비판할 모습 이외에도, 실제로 기사가 만들어 지는 과정과 기자들의 작업 환경 등을 흥미롭고 유익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오보’가 어떤 중차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한반도 분단에 결정적 역할을 한 오보를 접하며 언론의 역할에 대해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후에도 오보 기사들은 이어졌고 그로 인해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막대한 피해와 사회 경제 손실은 물론, 목숨을 끊은 이들도 있는데 언론이 얼마나 책임감 있게 정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을 졌는지는 기억에 없다.
언론은 강조할 필요 없이 중요한 사회의 창구이자 기능이다. 이런 시절에도 나는 종종 무척 감사한 기사들로 세상을 배우고 오류를 바로 잡고 기억을 새롭게 한다. ~카터라, 통신은 자극을 제공할 수 있을 진 몰라도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 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는다. 재활용도 불가능한 허접한 쓰레기이다. 독성도 가득한 쓰레기를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먹고 소화시킬 이유가 있을까.
사회와 국가를 다루는 스케일의 언론 관련 소설이지만 나는 이 책의 마무리에 언론과 독자가 합세해 결국엔 살해하고만 아깝고 서러운 사람들 생각이 떠오른다. 이제 댓글 창은 없어졌지만 수없이 특정인들을 겨냥해 선제공격을 하던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범죄자들과 그들을 고용하고 그런 식의 업무를 하도록 부추긴 조직들과 그에 편승해 비수처럼 꽂힐 악랄한 말들을 쏟아내던 댓들 작성자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며 살고 있는가. 오늘도 제 밥은, 제 권리는 모조리 잘 찾아 먹고 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