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 - 천문학자의 가이드
조 던클리 지음, 이강환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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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학이 건조하기 짝이 없게 무매력으로 느껴진다면 천문학은 낭만적으로까지 느껴지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시지요저는 그랬습니다지금도 본질적으로 깊이 부러워하고 있을 겁니다그냥 천체물리학과 갈 것을!

 

제 부모님 세대는 학부였다 저 때는 학과였고 이후 다시 학부제로 바뀌었지요저도 학부 세대였다면 최종 전공은 천체물리학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간혹 블로그에서 천체물리학 전공했냐 물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뻥치고 싶은 유혹을 종종 느낍니다왜?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천체우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물리법칙으로 풀어내는 설명을 들으셔야 한다는 점특히 이 책은 천체도 사물이니 물리학 원리부터 이해해보자며 천문학 강의를 시작하시니 마구 치유가 됩니다.

 

흔히 구별하기로는 천문학자는 하늘을 연구하며 우주에 있는 것들을 관측하는 과학자를,

물리학자는 우주에 있는 것을 포함한 대상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는데 관심이 있는 과학자를 말한다.”

 

저자인 조 던클리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물리학천체물리학 모두를 강연하시는 교수이자 여러 차례 물리학상을 수상한 연구자이며 스케일도 복잡함도 대단한 천체물리 현상을 잘 설명하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는 멋진 교육자라고 합니다그러니 이 책은 현재 우주에서 가장 친절한 천체물리학 책일 지도 모릅니다.


불과 한 달 전에 한국도 미국 나사NASA가 주도하는 달 탐사에 참여하기로 협정을 체결했지요명칭도 낭만적인 아르테미스 협약입니다그리스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를 소환한 협약이라 저는 최근에 무척 좋아하게 된 대한민국 최초 달연구자이신 천문학자 심채경님이 떠올랐습니다.

 

달은 언제나 한쪽 면을 지구로 향하며 한 달에 한 번씩 지구를 도는 동안 한 바퀴만 자전한다. 1년에 한 번씩 태양 주위를 도는 동안 하루에 한 바퀴씩 자전을 하는 지구와는 상당히 다른 방식이다달은 약 50억 년 전에 태어난 지구와 나이가 거의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저자께서 과학 연구 현장과 역사에게 배제된 여성 과학자들 헨리에타 스완 레빗베라 루빈 등 의 업적을 소개하고 현실의 여성 과학 동료들이 더 평등한 환경에서 연구하도록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시는 삶이 코찡하고 마음뭉클했습니다이런 분들을 만나면 세상이 표지디자인처럼 아름답고 고아하게 느껴지지요.

 

시간을 조금 거슬러가다보니 2018년 평창 하늘에 빛나던 CG가 아니라해서 더 경탄스러웠더 천상열차분야지도도 생각납니다일본군이 창경궁을 창경원(동물원)으로 만들면서 다행히(?) 그냥 버려둬서 그냥 앉아 쉬기 좋은 돌처럼 사용되다 묻힐 뻔한 아주 귀중한 천문도이지요.


1395년에 만들어 사계가 다 담겨 있는 놀라운 기록이고 알려진 바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별자리 지도이며별의 밝기가 별자리를 표기한 동그라미의 크기로 구분되어 있는 보물이자 과학문화유산입니다. 1년이 꼬박 걸려야 다 확인할 수 있었던 천문도를 완벽하게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들을 하셨을지그 당시의 하늘은 어떤 모양이었을지 그립고 감사한 마음으로 상상해봅니다.

 

오래전에 저도 Cosmology란 과목을 행복하게 수강했지만 현재의 우주론은 더구나 수학물리학천문학화학생물학식물학동물학 등등 그 외 과학들과 최첨단 기술이 협업을 이루어야 가능한 분야입니다.

 

훌륭한 새 망원경들과 계속 발전하고 있는 컴퓨터 성능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조만간 지금까지의 놀라운 발견에 더해

더 놀랍고 신비로운 것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기원과 진화는 언젠가 밝혀지겠지요뱀파이어로 변해서라도 아주 오래 살고 싶어지네요과학이라 미워하지 마시고 우주라는 친구이자 우리이기도 한 존재가, ‘자구라는 단 하나뿐인 우리 집이자 우리기도 한 존재가 어떻게 태어나 살아왔는지우여곡절 생애를 들어 준다 생각하고 읽으셔도 좋을 듯합니다흥미를 유발하고 싶은 마음에 조금 소개드리자면,

 

- 1장은 우주라는 동네를 둘러보는 이야기 누가누가 있나 -입니다지구태양계태양 주위은하수국부은하군초은하단관측 가능한 우주까지 갈수록 규모가 커지지요그야말로 나는 우주의 먼지구나 그것도 감지덕지이런 겸손한 기분이 화악듭니다.

 

- 2장에서는 두근두근 이란 무엇인가와 망원경은 어떻게 우리가 빛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가란 재밌는 이야기들이 소개됩니다별에도 종류가 많다는 것별도 일생이 있다는 것그런 것들을 인류는 어떻게 알아내었는지를 들려줍니다.

 

진화를 거치며 인간이 볼 수 있게 된 빛은 매우 특별한 종류로,

빨간색부터 보라색까지무지개의 모든 색깔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눈은 다른 파장의 빛을 다른 색으로 인지하며

리가 볼 수 있는 빛의 파장은 연못 표면에 생긴 파동의 파장보다 훨씬 더 짧다.”

 

큰 별들은 빠른 속도로 살고 일찍 죽는 극단적인 일생을 산다.

태양 질량의 8배에서 100배에 이르는 이들은 드문 흰색과 푸른색 별이다.

우리은하에 있는 별 천억 개 중 불과 10억 개 정도만이 이런 헤비급이다.

더 무거운 별일수록 더 중력이 강하고 더 높은 온도를 가지기 때문에

별의 중심부에서 수소가 더 빠르게 탄다.”

 

- 3장은 암흑물질 제가 천자문 첫 네 글자천지현황을 처음 배우고 하늘을 왜 검다고 하냐며 물었던 질문과 관련이 있(다고 억지로 우기고 있)는 -을 다룹니다중력 렌즈...... 오랜만이라 좀 헤맸습니다.

 

- 4장은 우주의 역사와 가능한 미래 모습에 대한 상상입니다.

 

우리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과

우주가 약 140억 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왜 그런지 모를 뿐이다.”

 

- 5장은 우주의 일생이자 미래 예측입니다.

 

재미있겠지요이 책 완독하심 프린스턴 대학 천체물리학 강의 마쳤다고 막 자랑하시...


저자도 책도 아름답고 훌륭하고 막 마음이 벅차서 제가 매주 두 세 번 읽는 시를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저녁에        김광섭

 


당분간 밤 하늘을 봐도 별은 안 보이는 장마이지만 다들 마음 속 반짝임은 흐려지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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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onearth 2024-06-22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가 너무 아름답네요..❤️ 마지막엔 눈물도 질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