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우리시대 리커버
조한욱 지음 / 책세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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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라면 짐작이 가기도 하지만신문화사는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익숙한 역사관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아주 오래전 분류법이고 그나마 현재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알아본 바가 없다.

 

조한욱 교수는 강연과 저술로 무척 부지런히 활동하시는 분이라는 정평이다심지어 독서카페를 운영(?)하시는데 질문마다 백과사전과 같은 지식 가득 답변을 달아 주신다니 열정이 대단하신 분일 터.

 

대학생들을 위한 독서교양서로서 부담 없는 문고판으로 출간되었다 책세상에서 개정판으로 재출간된 아마도 내가 읽는 가장 가볍고 적은 분량의 역사서(176)를 뒤늦게 읽어 보았다.

 

새삼스럽지만 역사학이란 무엇일까역사로 기록된 것들은 모두 사실일가문화를 통해 바라보는 역사의 모습은 얼마나 독창적인 새로운 내용일까문화사란 얼마나 중요한 것일까신문화사란 무엇일까?

 

이런 몇 가지 질문들을 갖고 답변을 찾아가는 독서를 했다답을 다 찾을 수 있어도 좋고 못 찾아도 괜찮다는 느긋한 마음으로어차피 단 하나의 정답이란 없으니 초조해야 필요는 없다그런 점에서 인문학의 품은 넓고 편안하다.

 

단 문화든 역사든 읽고 배우는 목적에 대해서는 잠시 정리해본다거창한 건 아니고 역시 대부분의 학습은 인간을 자신을 이해하고 성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그런 목표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 거대 담론인지 기존의 역사서에서 무시된 다른 목소리들인지는 자신이 선택해 접근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조한욱 교수는 해당 시대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다수의 작은 목소리들을 택했다고 본다안타까운 점은 사료가 부족하거나 전무하다는 점그래서 있는 사료들을 모두 귀중하게 해석하고 새로 발견하고 마치 띄엄띄엄 놓인 점들과 같은 지식정보를 보고 한 시대의 흐름과 맥락을 텍스트로 만드는 역사가들의 작업은 엄청난 노고로 느껴진다멋진 발굴과도 같은 작업이다.

 

한 덩어리로 존재하는 역사를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쪼개어 읽는 것도 좋은 학습법이다더 이상 지루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오래 전 누군가의 일상을 보고 듣고 그 장면들에서 시대의 모습을 다시 찾는 일은, ‘공식이란 인증을 받은 역사화석들보다 의미가 있을 지도 모른다지루하지 않은 이야기가 좋은 것은 질문이 생기고 답이 궁금해진다는 것이다.

 

우리 대다수는 실지로 역사학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 역사학은 국가나 민족혁명이나 전쟁노동과 계급투쟁 등과 같은 거대하고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서술하면서 맥락을 잡아주고 미래를 위한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사’ 또는 신문화사유사성을 걸러본 결과 공통분모로 떠오른 것을 가리키는 용어이다이것은 단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 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했는가가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역사학을 통해 인간에 대한 어떤 성찰에도 이르지 못한다면단지 학문을 위한 학문에 그쳐버린다면그 학문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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