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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예술가 : 열정과 통찰 ㅣ 직업으로서의 예술가
박희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1년 5월
평점 :
1권에 비해 2권의 예술가들에 익숙하고 바로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믿었는데 목차를 자세히 보니... 결국 내가 끌린 이들은 소설가들과 시인. 그러니 문학예술가들이었다. 음악과 공연 예술을 기피하거나 아예 무관심하지도 않다고 느낀 것은 누구의 기만이었을까. 아니면 판데믹 시절의 중단이 이전의 기억마저 날려 버린 것인지.
그리고…… 나는 ‘자각’과 ‘통찰’을 정확히 설명할 만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종종 사용하던 단어들인데, 정리하려할수록 두 단어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더니 급기야는 유사어인가 싶은 지경에 이른다. 이럴 땐 영단어들이 훨씬 쉽다. 자각self-awareness or awakening, 통찰insight.
1권에서의 ‘자각’은
무대에 있는 현재를 인지함으로서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이었다.
2권에서의 ‘열정’은
무대에 서는 사람이 느끼는 희열이고,
‘통찰’은
무대에서 카메라나 관객을 바라보고,
나아가서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 나 자신을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
역시 어느 영역에서든 통찰은 쉽지 않다.
“그런 생각은 들었던 것 같아요. 글을 시작할 때, 작품을 쓰기 시작할 때, 저는 예술가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미적 가치관 같은 것을 사람들한테 전달하고 싶다는 충동보다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빛을 쬐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사람들을 기록해주고 싶었던 거예요.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글 쓰는 능력이라면 그 능력으로 빛을 쬐어야 하는 인물들을 기록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다는 충동. 여기에 좀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김금희
“사실 돈이 없으면 못 쓰거든요. 목구멍이 포도청이 되면 어떻게든 글을 쓰고 있어요. (...) 저는 매주 로또를 사거든요. (...) 혹시 이게 당첨되면 일을 좀 줄이고 글 쓰는 시간을 늘릴 수 있으니까. (...) 돈, 상금이라는 건 시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도구예요. 이런 이야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
로또를 사야겠다.
사야 당첨이 되든 떨어지든 하지.
계획보다 빨리 퇴직할 수도 있고,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이런 소리가 들리는 환청을 겪으며 하지 않아도 되고,
일단 사야겠다 - 뜻밖의 자각과 통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