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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체질 - 필요한 만큼만 읽기, 쓰기, 말하기, 생각하기, 행동하기
김범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책디자인이 소위 심쿵이다. 이 책의 메시지대로 줄이고 줄이고 줄여서 남은 표지로 출간한 듯하다.

문제는 줄이고 남은 것이 핵심인지 알아보는 판단력인데, 나는 줄인 부분에 핵심이 잘려 나가는 안타까운 부류는 아닌가 싶어 막 두근거린다.
이번 주에 잘 줄인 것은 책 15권 기증한 것. 확실히 한 유일한 일이라 생각만 해도 뭉클해하는 자신이 애틋하다. 머리말에서 발이 걸렸다. 덕분에 줄일 건 놔두고 줄이지 말아야 할 것을 줄였으며 그나마 줄인 것의 의도는 솔직하게 무엇이었는지 혼자 아프게 반성했다.
말을 줄이고: 줄였는데 올바른 목표가 아니라 귀찮아서. 이런 대화 전에 나누지 않았나요? 날 선 목소리가 나올 듯해 침묵했다. 업무 진행 과정을 모두 기억하는 일이 늘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배우고 익숙해진 세대인 나의 삐친, 못마땅한 마음이 있다.
쓰는 것을 조심하고: 조심은 무슨. 블로그에 이것저것 막 쓴다. 오타 투성이……. 언제나 나중에 나중에 보인다.
보고 읽는 것을 덜어내면서: 보고 읽는 것이 즐거움이라. 영화와 책을 보고 읽지 않으면 어쩌나. 당분간 못 줄일 듯.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정리해보고: 편안하게, 부분에서 미력. 매일 정리 가능한 생각도 있고 한참 지나야 비로소 정리가 되는 생각도 있고. 산책 중에 빈번히 발생해서 그 역시 조금은 고민이다. 녹취도 기록도 쉽지 않다.
행동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살펴볼 줄만 알아도: 판에 박힌 행동이라 의외로 잘 안 살피는 듯. 하늘이나 좀 더 자주 올려다봤으면. 매일 잊어 먹는 게 말이 되냐.
인간의 수명은 너무나 짧고 읽고 싶은 책들은 이미 많은데 계속 출간되고 있다. 내가 느끼는 최고의 진정한 비극이다. 잔인하기가 비할 바가 없다. 그러니 스키밍 기술이 날로 느는 듯. 이렇게 독서하는 건 잘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읽기 줄이는 건 불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운 전달력에 전달 내용들은 현장과 실무에서 저자가 보고 배운 경험들이라 아주 생생하고 핵심과 포인트가 정확하게 드러나 있다. 가능하면 잘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니 신뢰도도 상승한 듯하다.
마지막으로 절대 줄이지 말아야 할 것이 ‘잠’이라고 꼭 집어 확실히 말해주시니 근래 읽은 수면에 관한 다른 책들과 연결되어 더욱 뜨끔하다. 무엇을 줄여야하는지 무엇을 줄이지 말아야하는지 일단 메모라도 해서 한번 정리해보아야겠다.
삶에 여백이 늘어나면 좋겠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처럼. 결국 내게 필요한 건 결론이 아니라 결심일지도(허지웅 작가의 책에 이런 내용이 써 있었던 듯).
“아!”
“네!”
“그렇군요!”
“토 달지 말고, 오직 간결한 감탄사만 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