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봇을 포함한 인류의 미래는 두 가지 모습이 있다고 한다로보토피아는 아름다운 미래인간이 하기 힘든 일은 로봇에게 맡기고 인간은 풍요와 여유를 누리는 세상이다반면 로보칼립스는 무시무시한 미래로봇이 인간을 대체해서 인간은 궁핍 속에 생존을 구해야한다.

 

본문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도 나는 미래는 이 둘 중 어느 하나도 해당이 안될 듯했다이렇게 간단한 세상은 존재한 적도 그럴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라는 저자 역시 이런 극단의 세계는 어리석은 상상이라 한다언제나 그랬듯이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같은 인간들미래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도 인간이 인간에게 하는 일무척 이상적인 미래가 가능하다면 그것 역시 인간이 하는 일.

 

로봇은 작업을 수행할 수는 있지만 적절한 지시가 있어야만 가능하다윤리적 지침이 없고 주체적으로 기업의 우선순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은 오랫동안 이 퍼즐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로봇은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들이 할 수 없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그것은 인간과의 진정한 접촉을 경험하는 일이다또한 계속 성장하는 의료 현장에서는 반복적이거나 정형화되지않은 활동들을 많이 요구한다실제로 이 직업들이 자동화 후보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다.”

 

나는 인간과 로봇을 대적시키려는 개념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믿는다혹은 진짜 문제를 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고 통용되는 못된 이데올로기일 지도.

 

영어권 이름에 남은 직업들 - 스미스, 밀러 등등 - 을 환원해서 역사적으로 풀어주는 이야기들이 재미있다오래전부터 직업은 해당 인간의 정체성을 이루는 역할을 해온 것이다직군이 다양해지면서 미처 호칭이 따라 생기지 못한 채 언어로 직업이 확장되어 남진 못했다.

 

내용을 읽다 보니 내 세대에서도 어릴 적엔 알던 직업들이 참 많이도 사라졌구나 새삼스럽다변화의 속도가 빠른 것이겠지만 꽤 오래 살았단 감상이 들기도 한다내 부모 세대의 어르신들은 얼마나 더 혼란스러우셨을까일제식민지로부터 삶은 이어져 왔는데 생사를 오가는 중에 전혀 이해하지 못할 기술들로 채워지는 시절을 사셨으니.

 

현재 우리 삶에서 두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죽음과 세금이다졸탄 이스트반(Zoltan Istvan)과 같은 특이점주의자들과 트랜스휴머니스트(Transhumanist)들은 인간이 앞으로 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어쩌면 미래에는 영원히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하지만 세금은 여전히 부과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직업이 바뀌고 쓸모없어지겠지만나는 근본적으로 인간에게는 일거리가 필요하며 여가만 즐기는 삶은 완전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동감하지만 일하는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었으면 한다나는 지금도 하루 4시간만 일하고 싶다. 아니면 4일 근무. 십 년 전 면접에서도 혹시 가능한 지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있다담당자들의 표정이 아직 기억 난다못 들은 척하고 상황에 따라 야근 가능하냐고 묻고 싶어하는…….

 

다가올 변화는 앞으로 3천 년 동안 이어질 직업을 남기는 작업이 아니다우리가 해야 하는 새로운 일들에 적응하는 문제이다물론 지식 경제로의 전환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그리고 지금그 변화는 자동화와 로봇공학으로 인해 가속화될 것이다.”

 

50세에 은퇴하고 싶던 희망 가득했던 젊은 날(?)이 기억났다나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일들에 적응해서 새로운 업무를 하고 싶지가 않다너무 오래 매일 일해야 하는 삶이 아니면 좋겠다연휴의 마지막 날 나름 비장한 기분으로 읽고 쓰는 듯하다.

 

제이슨 솅커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처음 읽고 이번 책으로 다시 만났다그때도 지금도 비교적 짧고 친절하고 잘 읽히는 유익한 책이라 독서 자체가 즐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