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읽기의 힘 - 책 읽기로 인생을 바꾼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복 독서법
김범준 지음 / 반니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읽기보다 행복한 것은 없다아니다.

책 읽기보다 훨씬 더 좋은 게 있다.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이다.

보르헤스

 

3번 읽으면 이 생기는 법을 알려 주는 책일까어떤 힘일까정독하는 좋은 방법을 알려주려나 기대가 높았다. 며칠 여러 책들을 너무 슬슬 읽는다 싶어 잠시 쉬고 대신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싶었다작정하고 반복해서 독서를 한 건 아니지만 어릴 적(?) 사로잡힌 책들 중 십 수번 읽어 낱장으로 홀홀 떨어져 나간 책들 기억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내 책만 파본이 아니라면이 책은 독서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책이다. 3번이나 읽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내용들은 만났는데, 3번 읽기의 힘에 대한 부분은 잘 못 알아보겠다우선책은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본인은 어떻게 독서하는 지에 대한 방법그리고 책을 다루는 방법이 가장 많이 배분되어 있다.


특히 책의 모퉁이를 접고밑줄을 치고뜯어내고책장을 정리하고’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책장 정리뿐이다나는 책이 완성된 예술품이라 인지하는 버릇이 굳어져서 접거나 밑줄을 치거나 뜯어내거나 할 수는 도저히 없을 것이다문제집이나 퍼즐용 도안들이나 실용서들은 가능!

 

나의 성공에 독서가 기여하는 정도를 묻는가?

절대적이다.

왜 책을 읽느냐고?

책을 읽는 동안에는 청춘이니까.

빌 게이츠

 

성공보다 청춘이 부럽다진심이다.

 

남의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라.

남이 고생한 것에 의해 쉽게 자기를 개선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

 

현명하십니다선생님.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메시지들이나 관련 격언들은 인상 깊게 읽었다그저 내가 기대한 힘이 생기는 실용적인 비법같은 것은 없었고 어쩌면 저자가 3번 읽기의 대상으로 삼는 책의 장르가 살짝 다를 지도 모른단 생각도 든다인문학 책이나 소설 읽기가 아닌듯...... ?

 

내게 추억하는 것만으로 일종의 힘이 되는, 3번 이상 읽은 최초의 책은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이다분량이 상당하고  1962년 정기수 교수 완역본을 부모님께 물려받아 10대에 처음 진지하게 - 정말 미션을 수행하는 기분으로 - 읽기 시작해서 20대까지 무척 여러 번 읽었다이후에 이번 생에는 불어 원작으로는 못 읽겠구나 깨닫고 서러웠지만 진지하게 배울 엄두는 나지 않았다어쨌든 인문학 도서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3번 읽자는 메시지는 아니다.

 

그럼에도대부분의 책은 30페이지만 읽어도 된다고 하는 내용에선 잠시 눈이 번쩍 뜨였으며퇴근하고 무조건 3분 이내에 책을 집어 든다는 부분에선 이상한 경쟁심도 느꼈다한 시간마다 카페를 옮기며 한 권의 책을 읽는 건 못 따라 할 듯하지만한 권 읽을 시간으로 충분하다 싶어 무척 영리한 방법 같기도 했다.

 

“<총균쇠>를 독파했고

<죄와 벌>을 읽었으며

<논어>를 정독하고도 

우리의 모습이 그 모양그 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책을 잘못 읽은 겁니다.”

 

잘 못 읽었네...... 그 모양 그 꼴!에 나 쳐다보나 조금 놀랐다.

 

책을 잘 읽었느냐잘못 읽었느냐의 기준은 몇 권의 책을 읽었느냐를 갖고 판단한 문제가 아니라오늘과 내일그리고 그 다음의 시간에도 책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바로 이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내가 경험한 영국식 교육법과 평가 기준을 떠올리게 했다. 아시는 이들도 많겠지만 괴테는 문학 작가일 뿐만 아니라 빛의 이론을 발표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Light and Colour (Goethe's Theory of light)를 주제로 학기말 논문을 써야했는데틈만 나면 영국을 떠나고 싶은 나로서는 괴테가 근무한 하이델베르크로 가서 3주 머물면서 쓰리라 계획하고 진짜로 실행하였다겨울의 독일은 좋기도 하고 춥기도 하다




어쨌든 매일 괴테를 떠올리며 무척 진지하게 2주를 바쳐 쓴 글을 담당 교수가 깊이가 없다고 평했다그 충격이란학기말 논문치고는 과분하게 충실한 글이라고 따지고 싶었지만차분히 이유를 물어보니 이것을 배운 후 당신의 무엇이 변했는지가 없어서라고 그런 배움과 글은 얄팍한 것이라고영국의 경험주의 전통을 영원히 혐오하게 될 듯한 광기어린 순간이 지나갔다그렇다고 낙제를 한 것은 아닙니다.^^ 


이후 철저히 경험만 있는 에세이를 써보마어디 한번 평가해봐라하고 3일 동안 쓴 글을아름답게 쓴 멋진 글이라고 최고점을 주는 바람에 당혹스럽게 학회에 실리고 대학 본부에서 감사도 받고...... 동일 교수 동일 학생인데 학점 평가 차이가 커서 그걸 또 조사하겠다고 우르르...... British!

 

삼천포도 모자라 유럽까지 또 갔다어쨌든 저자는 올바른 책읽기라면 성장 혹은 변화를 유도할 힘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다무척 바람직한 일이지만 여전히 책을 찢고 분해할 수는 없다.


나를 팽개쳐두고 타인을 위해 산다는 건 거짓입니다중략

책을 통해 만나야 할 사람책을 통해 더 나아져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기를 바랍니다

과연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선택한 책이 자기 삶과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가치흥미 등과 책이 긴밀히 연관되어야 합니다.”

 

독서란 책과 함께 하는 모든 생활을 포함합니다.”

 

자신의 인생이 바뀔 때까지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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