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랫소리, 바람 한 줌, 하얀 들꽃 - 오롯이 강릉, 시로 계절을 쓰다
안예진 지음 / 밥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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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귀촌 지침이나 일상 에피소드의 흔적이 없는,

책을 펼치면 준비~할 필요 없이 강릉의 햇빛과 바람이 얼굴에 화악 느껴지는 책이다.

안예진 시인은 일상의 장면들을 뽑아 종이에 올리면 그대로 시가 되는가 보다.

시처럼 사시는 분이신건지삶이 시인건지같은 말인가???



강릉에 가고 싶다손닿지 않는 부위의 간지러움처럼 읽는 내내 강릉이 마음에 감돈다.

 

내 기벽 중의 하나는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다.

어느 날 새벽 출발~해서 동터오는 동쪽을 노려보며 눈물을 흘리며 운전을 해서

아침에 강릉에 도착해서 호사스럽게 바다를 보며 바람 맞으며 커피를 마시고,

강릉은 아침 커피다몸과 마음이 다르르 떨릴 정도의 쾌락이다.

국도를 따라 쭉 운전해서 포항에서 점심을 먹는다.

해가 중앙으로 떠오르는 딱 그 시간이니 남쪽으로 달리는 내내

홍채 기능이 시원찮은 내 눈은 내내 눈부시고 아프고 눈물이 줄줄 난다.

통영에서 저녁 먹고 밤을 달려 굳이 담양까지 가서 자는 차를 혹사시키는 미친 여행.

읽는 이들 지루할까 더 미친 다음날 일정은 생략합니다.

기적처럼 기꺼이 동행 하던해가 지면 운전을 맡아 주던 O O 친구들도 늘 있었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보겠단 결의를 그야말로 팽하니 내팽개치고 연료를 가득가득 보충해가며 달리는 배덕하고 부정한 짓,

일 년에 한번 밖에간혹 두 번도…… 안 하는 것을 변명으로 삼아 본다.

올 해는 20일 남았는데…… 이런 여행을 포기한 첫 해가 될 듯하다.



이렇게 안 간다 정리하니……

(내게는)국내 최고의 강릉 커피는 물론이거니와 별로 좋아하지 않은 순두부도 아쉽다.

안예진 시인은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바리스타이기도 하다.

맞습니다강릉 아침은 커피와 함께여야합니다.



2020 봄도 기억이 안 나고, 2021 봄도 기대하지 않으려 한다.

남은 시간 방역 인생을 살겠구나솔직히 그런 우울한 예감이 든다.

곧 배스킨라빈스 메뉴에 필적하는 다양한 향기품은 마스크가 생산되지 않을까 싶다.

혼자 생각에 특허 내면 대박 날 것 같지만…… 의미 없다.

누군가 기운 있으신 분 아이디어 가져다 쓰셔요…….

 

이렇게 심통낸 마음으로 보아도 참 예쁜 시집이다

표지의 색마저 마음을 살살 달랜다.

시와 글사진캘리그래피일러스트를 모두 손수 하신 공력인가 한다대단하신 분.



대학 친구가 졸업 직후 갑자기말도 없이 뜻밖에 공무원이 되었다고 강릉에서 살게 되었다고 소식을 전했다

같이 놀란 다른 친구들과 집들이 핑계로 찾아가보니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며

매일 바다 보고 출퇴근하고 날 좋은 주말엔 설악산으로 산책간다고 했다.

 

그런 일상이 얼마나 좋은지 모를 나이라 제대로 부러워하지 못했는데

살다 보니 문득문득 그 친구는 그 나이에도 뭔가 알았던 거야!’ 부러운 마음이 들곤 했다

2017년에 내려갔다는, 2020년인데 벌서 강릉을 온전히 품고 사시는 저자 역시 샘이 날 만큼 부럽다.

 

새로 배운 말: 윤슬 -  햇빛이나 달빛이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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