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 색칠 명상 - 신개정판, 세상 시름 거뜬하게 이기는 명상과 컬러링
변건영 지음 / 밥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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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Mandala)는 산스크리트어로 본질(mandal)과 소유(la)가 합쳐 이루어진 글자로, 우주의 본질을 담고 있는 안내도이자 그림을 가리킨다.


 

아이들이 아무런 조건과 제약 없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색칠놀이를 하는 것을 보면 집중하는 반짝이는 눈빛들과 오므라든 입 모양도 귀엽고 눈부십니다. 명상의 기본이 곁 생각 없이 지금, 여기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것이라면, 아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명상 능력자들인 셈이지요. 명상을 처음 접한 것은 틱낫한 승려를 만나면서이고 덕분에 최초의 선입견을 깨고 개안을 한 소중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으로 지금까지 영향과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기회로 기복 소원과 세속적 욕망으로 끓어 넘치는 한국불교 말고도 다른 불교 형태와 방식과 내용들이 있다는 것을 배웠고 덕분에 그 세계에 대한 이해의 가장자리가 넓어지는 운 좋은 혜택도 받았습니다. 특히 티벳의 역사와 불교에 대해 완전한 무지 상태에서 새롭게 배우게 되어 가늘지만 긴 인연이 서울에서도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틱낫한 승려와의 시간들 중 소중하지 않은 한 순간이 없지만, 마지막 날 참가 지원한 다른 동료들과 함께 커다란 만다라를 함께 만들어 나간 것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강렬하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초월적이고 신비로운 종교적 경험이 아니라 즐겁고 자연스럽게 배우는 색칠 명상! 도안을 처음 보았을 때는 2차원 평면 종이 위에 원과 사각형이 다소 지루하면서도 어지럽게 그려져 있네, 하는 시큰둥한 느낌이었는데, 귀가 얇고 특히나 좋아하는 이들의 말은 세뇌 수준으로 쏙쏙 알아듣는지라, 설명을 들을수록 2차원이 다차원으로 밋밋함이 복합 시공간으로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고, 함께 색칠하는 단계에서는 즐거우면서도 기분 좋게 집중할 수 있고 정답이 없으니 무한 상상력으로 마구 색깔을 난발했는데, 다 끝나고 나니 문양과 색채와 신비롭게도 어울리고 오묘하게 멋진 것도 같고 완성된 작품이 가진 위엄과 권위가 존재감이 확실해서 크게 공헌한 바도 없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어 잠시 우울하고 시름에 겨운 자신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 일이 완전히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것이 없다는 말이 실감날 만큼 운 좋게도 융의 심리학(Jungian Psychology) 과정을 들을 수 있게 되어 다시 만다라를 상기할 수 있는 기회도 만나게 되고, 현대에 이르러 정신심리의학자인 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이 만다라를 심리치료에 소개 활용한 내용을 알게 되면서 반가움과 기쁨이 더해졌습니다.

 

누구나 자신에게 가장 유용한 방편이 있게 마련인데, 제게는 만다라 색칠명상이 더 없이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고 기억이라, 굳이 명상수련의 방식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없이도, 더욱 자연스럽게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과 자주 하면 좋겠다 싶은 놀이입니다. 평생을 불교 신자로 차분하고 엄숙한 사찰 참선을 좋아하시는 어머니께도 좀 더 다채롭고 일상적일 수 있는 만다라 색칠명상을 권해 보았습니다. 아직 도안들이 처음 상태 그대로 모셔져 있어 언제나 처음 시도해 보시려나 궁금해 하는 매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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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의 철학과 역사와 의미를 학구적으로 익히고 그 내용을 풍부하게 알아야 한다는 부담과 의무감 없이 그저 다양한 도안들을 만나보고 술술 넘기며 구경하다 마음에 드는 하나가 있으면 색연필을 꺼내서 그저 색칠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자신을 토닥토닥 위로하는 기분으로, 잘 했어, 잔 견디고 있어, 멋져, 이렇게 가벼운 위로를 던지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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