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 수 - 자연수에서 허수까지 수학 교과서 개념 읽기
김리나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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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치는 일이라는 얘기가 있다. 원래부터 수학언어가 아름답고 재밌다고 느껴서, 이유 없이 배가 아파도 머리가 복잡해도 슬퍼도 학내까지 펑펑 터지던 최루탄을 마시고 정신이 없어도, 가만히 앉아 문제들을 풀다보면 그 모든 것들이 진정이 되던 나로서는 수학을 재밌게 느끼려고 따로 노력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아예 이해를 못하지만, 억지로 수학 수업 시간을 견디는 우리 집 꼬맹이들을 보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뭐라도 도와주고 싶고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마치 내가 3년 내내 물리학의 수학적 계산만 팔이 빠지게 하다가, 4학년이 되어서야 그 수학적 답의 물리적 의미를 본질적으로 깨닫고 너무나 재미있어서, 대학원 무조건 진학하겠다고 원하는 지도 교수님 연구실을 매일 쳐들어가 떼를 썼던 것처럼, 꼬맹이들도 단순한 숫자와 기호가 아니라, 의미와 배경 이야기들을 알면 혹시나 막 재밌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한글이고, 애써 제일 쉬운 설명을 해주셨고, 삽화도 있고, 심지어 책의 크기도 귀여운 소형판이다. 부담이 될 요소는 하나도 없다는 인상이다. 참! 그리고 공포(?!)의 문제풀이도 없다.

 

마치 소설처럼 재밌고 친절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4가지 주제를 담은 책 세트가 있는데, 일단 수와 연산 두 권을 함께 읽으려 노력(?!)했다. 초등 꼬맹이는 앞부분 몇 페이지 밖에 못 읽고, 중등 꼬맹이는 좀 더, 어쩐지 마지막엔 나 혼자 소설처럼 읽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학년 별 내용이 아니라 주제별 내용이 아닌가. 꼬맹이들이 커감에 따라 계속해서 반복해서 읽어볼 수 있고, 혹시나 언젠가 수학에 대한 통사적이고 전반적인 개념을 파악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란 생각이 든다.


나의 편애를 차치하더라도 이 책 시리즈는 정말 재미있는 내용들이다. 수학사와 수학 가이드북이 함께 구성된 듯 흥미롭고 친근하다. '수학'이 미움을 받는 것은 순전히 '교수법' 때문이지만, 가능한 빨리 미움의 대상이 아니라, 재밌고 즐거운 두뇌활동으로 인식이 변화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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