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집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레젭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할 수 없다. 그가 스스로를 자기의 입이 아닌 다른 이들의 입으로 드러낸 1장의 그 문장들을 직접 읽지 않는다면, 누구도 그 얘기를 대신할 사람은 없다고 느꼈다. 그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차분하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안개처럼 깔린다. 이 어둠은 잔잔하고 낮은 어둠이다.

 

파트마를 이야기해야 하겠지. 그러자면 셀라하틴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아흔 살 노파가 된 파트마는 이미 죽은 지 오래된 남편 셀라하틴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자기의 가슴에 새겨진 아픈 상처를 곱씹고 또 곱씹는다. 사랑과 원망의 영원회귀. 셀라하틴은 <<한밤의 아이들>>의 아담 아지즈를 떠올리게 한다. 서양의 지식을 신봉한 서양식 의사였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 자신의 아내조차 계몽시키지 못하고 만다는 점에서 둘은 같은 모습이다. 아마 20세기 초 구라파를 제외한 모든 나라의 초기 계몽적 지식인 상당수가 그러했을 그런 모습. 그런데 셀라하틴은 아담 아지즈와 비교 불가할 정도로 실패한다. 셀라하틴은 보다 경직되어 있고 보다 수줍은 성향이고, 맞다. 파트마의 말마따나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약하다. 그렇기에 폭력적이다. 수십 년간의 결혼생활 동안 파트마에게 지속적으로 끼친 영향은 정신적인 폭력에 다름 아니다. 셀라하틴도 죽고 그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도안과 며느리도 죽고 이제 고요한 집에서 하인 레젭과 함께 사는 늙은 파트마. 베니션 블라인드가 달린 방에서 장롱에 집착하며 침대에 누워지내는 늙은 몸. 그녀의 회상은 검은 튤립 퀸 오브 나이트처럼 거의 광기에 가까운 마력으로 소설 전체를 휘감는다. 처음에는 혐오로 나중에는 안쓰러움으로 마지막엔 조금은 냉담해진 눈으로 보게 된 사람.

 

소설에는 레젭과 파트마를 포함한 다섯 명의 화자가 등장하는데 모두 공통의 버릇이 있다(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겠지만). 할 말을 미리 마음 속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것. 중학생 때 읽었던 이현세 만화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까치가 마치 영화 대부의 한 장면에서처럼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정확하게는 기억하고 있지 못하지만) ‘저는 어렸을 적부터 가장 친한 사람들에게도 늘 해야만 하는 말만 했고 하고 싶었던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때 까치가 너무나 고독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도 그러니 모두 고독한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곧바로 뒤집힌다.

 

메틴과 하산. 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 10대 사내아이들. 전혀 다른 배경에 살고 있지만 닮은 데가 있는 아이들. 처음부터 나에게 경멸감을 불러 일으킨 사람들. 이 두 아이들을 보고 먼저 떠올린 단어는 키치였다. 키치라는 단어가 이렇게 딱 들어맞기도 어렵겠다 싶었다. . 하지만, 또 다른 화자인 파룩의 글에서 이런 표현을 만나게 된다. ‘역겨운 표면적인 취기’. 이 표현은 딱 키치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 아닌가. 작가는 내가 경멸할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역겨운 표면적인 취기라고 말해 놓고서는 표면적인 것을 좋아한다.’(모순되는) 말을 한다. 내가(독자가) 어떻게 나올지 대비하고 있었다는 듯.

 

메틴은 부자를 꿈꾼다. 하산은 권력을 꿈꾼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기분 나빴던 두 순간을 이들이 만들어낸다. 자기의 똑똑함을 자신하는 메틴은 술에 취해 사랑하는 제일란을 강간하려고 한다. 자기는 장차 큰 일을 할 것이라던 하산은 사랑하는 닐귄을, 무리에서 홀로 떨어져 혼자 남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배신(정확히 말하면 닐귄에 대한 배신은 아닐 것이다. 자기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얘기해야겠지)한다. 그리고 닐귄에게 폭력을 사용하고 만다. 소설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런 상황인데 작가는 파룩의 글을 통해 표면적인 것을 긍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똑바로 보라는 말이겠지.

 

그래 똑바로 보자. 돈과 권력, 여자의 사랑을 갈구하는 메틴과 하산은, 어느 모로 보나 바보 같은 내 10대 시절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고, 더 화가 치미는 것은 그네들보다 이제 거의 두 배의 나이를 먹은 지금의 나 또한 거기서 그렇게 많이 나아진 점은 없다는, 욕지기 나는 현실이다. 내가 그들을 경멸한다면 그건 나 스스로를 경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럼 그렇기 때문에 긍정해야 하나? 내가 걔네들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아니 그렇진 않을 것이다.

 

레젭과 파트마는 사건을 이끌어 가는 인물들이 아니다. 묘사되는 인물들이지 행위 하는 인물들은 아니다. 사건을 이끌어 가는 것은 키치적 인간, 메틴과 하산이다. 레젭과 파트마가 그 아프고 슬픈 삶으로써 보여주는 것은 어떤 두께지만, 그것은 닻과 같이 사람을 꼼짝도 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종류인 것이다. 역겨운 표면적인 취기에 빠져 있는 메틴과 하산이, 그 한심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캐릭터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작가는 경멸해야 할 일면과 긍정해야 할 다른 일면에 대해 똑같이 보라고 말한다.

 

그 이중의 면을 똑같이 보기가 어려웠다. 2권 후반부는 읽는데 괴로웠다. 심중의 저항력이 내가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컸다. 어둠의 두께와 두께를 갖지 않는 표면의 밝음(이건 모리스 블랑쇼의 말에서 차용) 모두를 좌뇌로는 이해해도 우뇌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레젭에 대한 파트마의 폭력, 파트마에 대한 셀라하틴의 폭력, 제일란에 대한 메틴의 폭력, 닐귄에 대한 하산의 폭력.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진 자리에 유일하게 남는 이 (정신적, 육체적, 언어적)폭력의 관계가 고요한 집의 본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처음의 자세-다섯 명의 화자들에 대한 감정이입-를 고쳐 잡고 조금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보게 됐다.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우리를, 여기를 보게 됐다. . 자신들 밖엔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 . 바로 등신 같은 우리들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 우연적 삶에 관한 문학과 철학의 대화
이유선 지음 / 라티오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책을 기웃거리는 이유는 내 삶에 어떤 수미일관하는 논리나 체계를 스스로 갖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혼잡한 인간관계, 던져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내 태도를 분명히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선과 꺾은선, 곡선을 언제 어디서 어떤 논리로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철학자들의 논리, 낱말들은 만져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렸을 적 자유자재로 갖고 놀았던 큐빅처럼 조작하고 더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가면서 놀이를 하듯 그렇게 맘대로즐길 수 있었으면 했는데 지금까지는 잘 안되고 있다.

 

이유선의 이 책의 부제는 문학과 철학의 대화. 김용규의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보다 어깨에 힘을 빼고 피부에 와 닿는 표현들을 많이 사용해서인지 아주 친숙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표현의 이런 친숙성보다 책을 더 두드러지게 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하여 지키고 있는 어떤 태도다. 그는 스스로 그런 태도를 아이러니스트의 자세라고 부르고 있었다.

 

최근에 읽은 권혁웅의 <<몬스터 멜랑콜리아>>는 롤랑 바르트의 영향 하에 쓰여진 작품이었고 다치바나 아키라의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진화심리학적 발견들에 기대었다면, 이유선의 이 책은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의 철학을 기반으로 해서 철학과 문학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이러니스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지막 어휘가 다른 사람에게서 가지고 온 것이 아닌,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라는 확신이다. 아이러니스트는 자신의 용어로 자신의 삶을 요약할 수 있기를 원한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일차적으로는 아이러니스트 자신의 사적인 완성과 관련이 있다. 자신의 인생이 자신을 넘어선 어떤 것에 의해서 좌우되거나 자신보다 큰 힘에 동화되는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기 삶의 우연성을 긍정하는 것, 곧 삶의 자율성을 획득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러니스트의 관심사이다.

자유주의는 이러한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완성에 대한 관심을 지켜주는 장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잔인성에 대해 반대하는 자유주의의 연대는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완성을 위한 노력보다 앞서야 한다. 플라톤을 계승하는 철학자들은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외쳐대지만, 사실은 자유가 없다면 진리도 없다. 그래서 로티의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는 각자가 저마다의 마지막 어휘를 가지고 고민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밀실을 확보하기 위해 실천적인 연대의 광장에 나서는 것을 우선적인 과제로 삼는다.

 

 

 

이 인용문은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과 최인훈의 <<광장>>을 엮어 자유주의 아이러니스트를 정의 내리고 있다. 요약하면 아이러니스트는 연대에 대한 욕구와 사적 진리에 대한 소망을 병렬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뭔가 차이 나는 개념이 카뮈의 부조리의 인간이라는 말이다. 아이러니와 부조리의 뉘앙스의 차이는 희망또는 기대라는 말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아이러니라는 어휘는 인간이 현실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환상이 필요하다는 심리학적 결과에 긍정하고 있는 반면에 부조리는 미래의 열매를 기대하지 않는 불모의 사고라고 (카뮈는) 말한다. 카뮈가 반항이라는 어휘에 방점을 찍은 반면 로티는 연대라는 데 방점을 찍은 것도 이러한 차이 때문인 것 같다.

 

아직은 내 손안에서 장악되지 않는 단어들이지만, 두 철학적 어휘들의 거리는 매우 가깝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원했던 나만의 마지막 어휘와 친연성이 높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두 개념에 대한 생각 자체가 내게 득이 되었다. <<시지프 신화>>에서는 약간만 다루고 있는 자기기만자기기만에서 빠져 나오는 법을 알려주는 아빈저연구소의 <<상자 안에 있는 사람 상자밖에 있는 사람>>을 다시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과 절판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을 어서 찾아 읽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와 사적인 진리라는 말에 내가 너무 혹했나... 이 내용 말고도 이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철학-문학의 짝들은 아주 흥미로운 데가 많았다. 특히 밀란 쿤데라의 <<느림>>을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와 함께 얘기하는 장과 <<눈먼 자들의 도시>>와 들뢰즈의 철학을 논하는 장은 즐겁기 그지 없었다.

 

진중권처럼 화려하진 않다. 그러나 나는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유선의 사유와 문장이 더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전집 4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시점에 왜 이 책인지 모르겠다.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에서 이런 문장을 보았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한 가지뿐이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 이것이 곧 철학의 근본 문제에 대답하는 것이다. (시지프 신화)

 

 

나는 저자 이유선의 명료하고 논증적인 문제는 오히려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의 물음이 해명되지 않는 이상 장난에 불과하다는 카뮈의 생각에 나는 동조하고 싶다.”라는 발언에, 맞소, 라고 응답하고 싶었다. 이렇게 해서 시지프 신화를 만났는데 하필 연말연시였다. 그리고 대구 중학생의 자살이 있었다.

 

언젠가 평범해 보이던 하루가 떠올랐다. 같은 부서 직원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들렀다. 미처 준비되지 않은 이런 저런 일들을 돕는 중에 다른 직원들도 하나 둘 일손을 보태기 위해 도착했다. 저 장례식장이나 장례식에 와 보는 거 처음이에요. 그 친구가 이런 말을 꺼냈다. 나는 아마 순간 당황했다. 부서 안에서 가장 좋아했던 그 친구가 그 말을 꺼낸 순간,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나는 그때 어마어마한 거리감을 느꼈던 것 같다.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 스물 여서 일곱이나 되었는데나는 뭐랄까, 정말 세상을 달리 보게 되었다. 아마 초등학생 때 아주 친한 친구 집에서 검은색 윤기 나는 피아노를 본 이후로 처음으로 부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보다 더 한 마음으로 (아마도) 얘를 어떻게 델꼬 살까. 하는 걱정도 했던 것 같다.

 

한참이 지난 지금, 나는 그때보다 더 많은 죽음과 심지어 알고 지내던 여러 사람의 자살까지도 접했다. 다른 문제는 장난에 불과하다는 카뮈의 저 단순한 말이 주는 진동은 쉽사리 멈춰지지 않는다.

 

부조리의 추론의 귀결. 반항, 자유, 열정.

이미 진부한 것들이 되어버린 단어들이지만 카뮈의 글을 읽는 도중 다시금 살아나는 것들. 누군가의 심장에서 다시 살아날 언어들.

 

 

이른 새벽 감옥의 문이 열릴 때 문 앞으로 끌려 나온 사형수가 맛보는 기막힌 자유로움, 삶의 순수한 불꽃 이외의 모든 것에 대한 그 엄청난 무관심, 죽음과 부조리야말로 단 하나 온당한 자유의 원리, 즉 인간의 가슴이 경험할 수 있고 체현할 수 있는 자유의 원리임을 우리는 분명히 느낄 수 있다.

 

 

量的 자유. 최대한 많이 느끼는 것.

내게는 이게 적시타였다.

 

읽는 사람마다 땅~하고 제대로 때리고 출루할 수 있다면 좋겠다. 스스로의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어느 해,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직장인들에게 묻는다면 아마 이런 답변들이 나오지 않을까. 누구누구가 떠났고 누구누구가 새로 왔고.. 팀을 이동했고 승진했고.. 올해도 어김없이 인사이동의 시즌은 찾아왔다. 팀장이 다시 바뀌었고 팀 동료 다섯 명이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 어제 모두 이삿짐을 옮겨 자리 셋팅했고 새해 첫날부터 우리는 또 다른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 그것은 약간의 두려움이고 설레임이다. 내 뜻대로 만들어진 삶의 마디는 아니지만 때로는 이렇게 남에 의해 만들어진 마디가 나쁘지만은 않다. 새해가 왔다는 것을 이보다 확실히 느끼게 하는 일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드는 마디도 하나쯤 있어야겠지.

2011년 읽었던 책들 중 나만의 베스트 소설을 추려본다.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줄리언 반스

- 위트, 지적 통찰. 그리고 말로 할 수 없는 먹먹함.

 

 

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

- 저마다의 과오를 향해 치닫는 그들의 모습이 바로 내 어리석은 모습임을.

 

카모메 식당, 무레 요코

- 느닷없는 행동과 태평스러운 생각, 동화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녀들의 삶의 태도에는 내가 훔치고 싶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 비비고 문질러댄다. 읽었을 때나 지금에나 이 말 밖엔.

 

멋진 추락, 하 진

- 평범해 보이는 사람의 손속이 이렇게 단호할 수가. 평이한 문장이 그려내는 이미지가 이렇게 선명할 수가.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 소설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다. “월든옆에 나란히 꽂아두고 수시로 수시로 읽고 싶은 마음뿐

 

나무 위의 남작, 이탈로 칼비노

- 유독 기억에 남는 남자주인공들이 많았던 한 해, 필경사 바틀비와 한밤의 아이 살림 시나이, 그리고 나무 위의 남작 코지모. 내가 여자라면 이 사내와 사랑에 빠졌겠지.

 

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 캐시가 흐느끼던 그 순간, 내 안 어딘가 둑이 터져 버렸다.

 

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 오직 환상에 관계된 것처럼 보이는 게 소설이라는 장르지만, 제발트의 소설은 진리를 말하는 듯하다.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오에 겐자부로

- 생각, 생각, 생각. 끊임없이 전두엽을 자극한다. 생각하게 한다.

 

 

한밤의 아이들, 살만 루슈디

- 백문이 불여일독

 

지도와 영토, 미셸 우엘벡

- 부풀어 오른 공허감이 어느새 잠잠해졌을 때 나는 진심으로 사는 게 새삼스러웠다.

 

 

댄스 댄스 댄스, 무라카미 하루키

- 삿포로에서의 빙글빙글 드라이브, 해방감을 느낀 그 순간.

 

흑산, 김훈

- 당면한 곳만이 삶의 자리. 이 문장이 추구하는 바의 끝을 보게 된다.

 

엘리자베스 코스텔로, 존 쿳시

- 서로간에 절대 사라질 수 없는 불편함. 그 없앨 수 없는 삶의 노이즈. 그 노이즈야말로 진짜배기.

 

 

이들 15권 중 2011년 올해의 책은

 

<<주기율표>>

 

이유는? .. 달리 있을까. 그저 마음이 그렇게 가리킬 뿐.

다만

질책이나 위로하는 말들의 소음 없이, 어찌할 수 없는 큰 소용돌이 한 가운데 고요히 놓여져 있는 스스로를발견하게 한 계기가 되어 주었다는 점. 그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느껴져서.

 

 

2012년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 나의 영혼아,

불멸의 삶을 애써 바라지 말고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다 살려고 노력하라.

 

 

카뮈의 <<시지프 신화>> 맨 처음을 장식하는 핀다로스의 이 시구처럼, 새로운 해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다 사는그런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11-12-31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스테르담]은 읽고나서 시간이 조금 더 흐르니까 더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되요. 이언 매큐언은 항상 그래요.

[한밤의 아이들]... 음,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아는/읽은/가지고 있는 책들이 많아 기뻐요!!!

dreamout 2012-01-01 20:00   좋아요 0 | URL
이언 매큐언은 좀 신랄한 데가 있는 것 같아요. 더 쎈 책들만 남아 있어서 은근 기대되요. ^^
 

 

작년 크리스마스에 2010년 구입한 책 중 읽지 않은 소설. 그 중 베스트. 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었다. 구입하고 나서 읽지 않은 소설들에 대해 책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하고자 올린 글이었다. 2011년이 되었다. 그럼 올해는 구입한 모든 책을 읽었는가? 하아. 철푸덕. 또다시 사과의 말을 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작년에 올렸던 베스트라고 짐작되는 소설은 전부 14권이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읽기를 다짐했었으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중 읽은 책은 겨우 두 권뿐. 하아.

 

오늘 다시 크리스마스.

2011년 구입한 책 중 읽지 않은 소설. 그 중 베스트.라는 제목으로 다시 기록을 남긴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많다. 좀 더 집중해서 읽기 위해 소설을 많이 구입했으나, 내 변심은 끊임없었다. 다시 기록을 해 놔도, 내년 2012년에 이 중 또 몇 권이나 읽어낼 수 있을는지.. 자신할 수 없다.

그러나 책은 그때그때 사 놓아야 한다. 인기 없는 좋은 소설의 운명이란 대한민국에서는 좀 지독한 것이다. 그러니 그때그때 쟁여놓을 수 밖에. 2010년 뽑았던 책들과 2011년에 뽑은 책들.. 이 중 다만 한 권이라도 더 읽을 수 있는 2012년이 되기를 바라며….

 

 

허조그

문학동네 이벤트에 먼댓글로 남긴 글에서 솔 벨로의 이 소설의 번역을 기다린다고 썼었다. 스티브 잡스 전기와 김훈의 흑산등등이 나온 후 일정기간이 지나서 펭귄에서 솔 벨로의 소설이 한꺼번에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잘 팔리는 책들의 인기가 좀 진정된 시기를 노렸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늦게 만나게 된 거 아닌가 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블로그에 나의 바람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간되었기에 기쁨이 훨씬 컸다. 올해 안에 읽는다면 올해의 베스트 소설에도 들었을 만 했겠지..

 

희랍어 시간

한강의 소설 앞에선 늘 머뭇머뭇했었다. 나와 맞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너무 강했다. 다른 블로거들의 평도 좋아 일단 이 책으로 시작해 보기 위해 샀으나 아직 첫 문장도 읽지 않고 있다. 같은 주문에 배수아의 서울의 낮은 언덕들도 구입했다. 배수아는 사물의 안타까움성의 역자여서, 한 작가에 한 권씩만 선정하기로 내심 작정한 이 리스트에서 일단 제외.

 

웃음과 망각의 책

드디어 밀란 쿤데라 책이 새로운 판형으로 나왔다. 도끼선생의 전집을 산 이후로 나는 이제 웬만하면 전집을 사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밀란 쿤데라 전집으로 인해 그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 워낙에 밀란 쿤데라 소설의 예전 판형들이 마음에 안 들었었기 때문이다. 이번 책은 종이 질도, 책 크기도, 표지도 마음에 든다.

 

하자르 사전

제때 사지 못해 사라졌었던 책이 다시 나와 반가운 마음에 바로 구입했다. 예전에는 남자, 여자용으로 두 권의 책이었는데, 이번에는 한 권으로 하고 맨 마지막만 별도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책을 만든 것 같다. 잘 했다.

 

라스트 차일드

평들이 상당히 좋다. 하지만 사 놓고도 읽기를 좀 꺼려하고 있는 중이다. 랜덤하우스에서 나와서.. 랜덤하우스가 초이스 한 책들 중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은 책이 아직까지 별로 없었다. 내 기호와 잘 맞지 않는 출판사의 기호. 대표적인 곳이 랜덤하우스여서.. 그러한 편견을 깰 수 있기를 바란다.

 

유리알 유희

민음사에서 전에 헤르만 헤세 선집(이었나 전집이었나..)세계문학전집출간 전에 기획해서 한 권 한 권 내놓았던 적이 있었다. 그 중에서 정말 왜 이렇게 안 나오나 목 빠지게 기다렸던 소설이 바로 이 유리알 유희’. 세계문학전집이 나름 자리를 잡은 이후 헤르만 헤세의 책들은 모두 세계문학전집 속으로 들어가버렸는데, 이제서야 민음사판 유리알 유희를 맞이하게 되었다. 기쁘다. 다만, 세계문학전집 말고 별도의 선집이나 전집으로 다른 멋진 판형으로 만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전쟁쓰레기

멋진 추락을 읽고 나서 하 진에게 반했다. 그의 장편을 읽고 싶어 구입. 허나.. 비중 있는 작가의 경우 한 해에 한 권이라는 나름 이상한(?) 원칙을 갖고 있어서, 독서는 연기.. 몹시 기대하는 소설.

 

비단

짧은 소설, 무엇이 다른 작가들의 찬탄을 불러 일으켰는지 궁금.

 

달려라, 토끼

기대하고 있던 카메라나 렌즈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나오면 엄청 흥분된다. 올해 달려라, 토끼와 한 밤의 아이들이 문학동네에서 한꺼번에 나왔을 때, 나는 매우 흥분했다. 그런데 새로운 책들은 또 계속 나오고.. 나의 눈은 또 다른 데를 바라보고내년에는 존 업다이크의 본색을 제대로 느꼈으면

 

호랑이의 아내

번역가인 왕은철을 대단히 신뢰한다. 이 번역가가 이 소설의 작가를 엄청 추켜세웠다. 신뢰하는 번역가인 만큼 이 소설도 훌륭하리라 기대.

 

낙원의 이편

스콧 피츠제럴드의 처녀작. 표지 사진이 아주 인상적.

 

페널티 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빔 벤더스의 한번은,’을 읽던 중 베를린 천사의 시의 시나리오를 맡았던 사람이 페터 한트케 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자주 오르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급 관심이 가서 사놨다. 언제 읽지

 

로마의 테라스

단 한 권에 반해서, 나도 모르게 주섬주섬 사 놓는 작가가 있다. 파스칼 키냐르의 은밀한 생은 정말 멋진 책이었다. 거의 모든 책들을 샀는데 이 책만 빼놨었네.. 마지막 왕국 시리즈를 읽다 막혀서 이 책으로 갈아 타려고 했었는데.. 다음 기회에.

 

미스터 피넛

뉴욕 타임스의 북 리뷰어 중 Michiko Kakutani의 글은 정독하는 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애덤 로스를 엄청 상찬하는 글을 본 이후에 구입. 앞부분을 읽었는데 이상하게 추진동력이 딸려서.. 다시 한 번 제대로 시도해 보고 싶다.

 

사물의 안타까움성

뒷표지의 추천글이 눈에 들어온다. ‘내용은 더럽지만 너무나 감동적인 소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배수아가 번역한 소설로는 전에 마르틴 발저의 불안의 꽃을 읽었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허나 독특했다. 독특한 취향을 지닌 번역가이자 소설가가 선택한 소설이니만큼, 이 책도 그렇겠지.

 

추락

엘리자베스 코스텔로를 얼마 전에 읽었다. ‘추락을 훨씬 먼저 구입했는데 결국 읽은 것은 코스텔로였다. 왜 그런지는 나 스스로 안다. 전에 페테르부르크의 대가야만인을 기다리며를 시도했다가 초반에 멈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존 쿳시의 작품 중 남성이 주인공인 소설은 읽기가 어렵다고 느껴졌다. 2010년에 나라의 심장부에서를 워낙 강렬하게 읽었기 때문에, 여성이 주인공인 쿳시의 다른 소설을 먼저 읽고 싶었던 것이다. 내년에는 남성이 주인공인 소설들을 도전해 보리라.

 

자유

미국에서는 정말 난리도 아니었던 책. 한동안 뉴욕 타임스도 이 책 관련한 글들로 도배 비슷하게 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한국에선? 팬 층이 형성된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대단히 미국적인 작가. 예를 들어 존 업다이크도 그렇고.. 세계작가라기 보다는 아메리카라는 지역색이 유독 강하게 느껴지면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현재 미국에서 가장 선두에 선 작가 중 하나니 만큼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근데 두껍다. .. 두꺼운 소설들 별로인데.. 언제 읽나..

 

침묵의 무게

이 소설은 2009년에 발간되었다. 온라인 상에서 많은 이들의 뜨거운 평들을 보았다. 감정적으로 버텨낼 수 있을 때 읽고 싶다.

 

가면의 시대

역사소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묘하게 땡기는 구석이 있다. ‘울프 홀에 비해 덴마크 왕실은 또 어땠나호기심 약간.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삼분의 일을 읽고 멈췄다. 심리학적 상징들이 자꾸 나를 옭아매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하지만 여전히 호기심은 그대로다. 읽고야 말겠다.

 

헬프

1권 중반에서 멈췄다. 아무도 그녀들(주인공들이든 주인공의 적대 여성들이든)만의 책임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라는 식의 섣부른 결말을 짓고 싶지 않았는데, 자꾸 그쪽으로 흐르는 것 같아서 일단 멈춤. 다음에 다시 읽을 때는 일단 생각은 멈추고 글자만을 읽는데 주력할 것.

 

하얀 암사자

이탈리아 구두를 읽고 헤닝 만켈을 알게 되었다. 시각적으로 공간적인 것들의 형상화에 능했다. 추리소설이 원래 전공분야인 만큼, 어떤 이야기를 펼쳐 나갈지 궁금하다.

 

천년 동안에

달에 울다는 짧지만 잊혀지지 않는 소설이 되었다. 수령이 천 년이 된 나무라.. 두근두근.. 장편을 연속해서 읽을만한 여유가 생길 때, 도전~!

 

팔코너

위키리크스에 미국 정부의 주요 정보를 내부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 일병에 대한 미국 군사법원의 심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얼마 전에 들려왔다. 감옥 안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을까우리나라였다면 군사재판에 회부나 되었을까? 교도소를 무대로 삼는 이 어두워 보이는 소설은, 그래서 좀 정신이 강건할 때 읽어야 하리라

 

대기 불안정과 그 밖의 슬픈 기상 현상들

민음 모던클래식은 세계문학전집 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포함된 작가들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기상학과 연관된 심리 묘사라, 흥미롭다. 실은 이 책 때문에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초반에 놓아버린 점도 있다. 낯선 아내. 라는 모티브가 비슷비슷해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의 기본 설정이 너무 전형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도 그 혐의에서 벗어나기 힘든데, 어떤 식으로 전개하고 있는지.. 나중에 꼭 확인해 봐야지.

 

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의 단편들에 대한 상찬이 끊이지 않는다. 체호프나 레이몬드 카버급? 어서 정식으로 펼쳐 봐야 하는데

 

이즈의 무희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을 읽고 싶어질 때가 간혹 있다. ‘설국’, ‘서정가의 문장들이 귀에 생생히 들려 올 때가 있다.

 

눈 먼 암살자

시녀 이야기의 화자처럼 지적인 목소리일까? 그 목소리와 비슷한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마오2

역시 국내에서는 별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새 책만 나왔다 하면 뉴욕타임스에 무조건 소개되는 작가 중 하나인데.. 하긴 나부터도.. 수 년 전에 사 놓은 화이트 노이즈도 아직 안 읽었으니

 

울분

필립 로스의 소설은 모두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헌데 정영목이 번역한 에브리맨울분만 사람들의 관심선 상에 오르는 것 같다. 사람들은 필립 로스의 소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혹 정영목의 번역 글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

 

핑거스미스

네가 읽어야 할 유일한 추리소설. 이라고 추천한 이가 있어서 샀다. 그런데, 두껍다. 두꺼움은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소설을 읽는데 있어서아휴.

 

죽은 아버지

몬스터 멜랑콜리아에 산-죽은 자와 죽은-산 자에 대한 글이 있다. 그 부분 아주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 소설은 그것에 관한 소설이다.

 

몽유병자들

무라카미 하루키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상찬하듯, 밀란 쿤데라는 헤르만 브로흐의 이 소설을 상찬한다. 그러니 읽지 않을 수는 없지. . 그런데 열린책들이다. 눈이 피곤해

 

예루살렘

주제 사라마구가 칭찬을 했다. ‘눈먼 자들의 도시의 그 작가가.

 

2011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깡패들의 방문이 근간이라고 이 소설의 뒷날개에 적혀 있다. 아마 이 책은 그 책의 출간을 위해 먼저 날린 쨉인 것 같은데, 아주 흥미로운 설정이 눈에 띈다.

 

인공호흡

최근에 구입한 바틀비와 바틀비들에도 수많은 작가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소설도 꽤나 만만치 않다. 이런 소설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모르는 작가나 작품들이 계속 언급되면 어느 순간 질리기도 한다. 독자인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그렇지만 평이 좋다. 어떨지.

 

숨그네

어마어마하게 성공했다. 근래 노벨문학상이 만들어 낸 최고의 스타가 아닌가 싶다. 시적 문장이라는 표현이 많던데, 그게 마음에 걸려서 사놓고 읽지 못하고 있다. 시적인 문장이란 것이 과연 번역 가능한 것인지.. 그 시적인 문장이란 것이 원작의 특성이 아니라 번역작의 특성인 것은 아닌지.. 하는 막연한 불안. 같은 것. 그래도 워낙 좋다는 독자들이 많으니 믿고 읽어봐야지.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1-12-2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이 페이퍼 읽고 흥분해서 댓글 남기고 싶었지만(너무 좋아요!), 그렇지만 새벽에 자다 깨서 본거라 차분한 댓글을 남길 수 있을것 같지가 않아 추천만 하고 돌아갔었어요. 그리고 지금 다시 돌아왔어요.

[숨그네]는 저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고, 또 믿을만한 분들이 모두 칭찬하신 작품이라 저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이상하게 호감이 안가네요. 왜그런지는 모르겠어요.
[핑거스미스]는 이 책을 읽고 에피톤 프로젝트가 영감을 받아서 심규선의 Sue 라는 노래를 만들었더라구요. 저도 책장에 이 책이 꽂힌지 한참인데, 그래서 이번에 심규선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번참에 읽어봐야겠다 라고 결심했었는데, 그게 벌써 또 몇개월 전의 일이네요.
[울분]과 [에브리맨], 저도 말씀하신 두 권의 책만을 읽었는데, 저는 울분이 더 좋더라구요. 울분이 좋아서 버트런트 러셀의 책까지 사서 읽고야 말았어요. 정영목의 글을 좋아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게, 다른 번역가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어요.
[마오2]는 지금 제 침대 옆에 있어요. 읽을까 말까 하고 갈등하며 꺼내두었죠. 돈 드릴로의 소설은 [화이트 노이즈]를 흥미롭게 읽었거든요. 마오2는 분량이 많지 않아 쉬이 읽을 수 있을것 같긴한데..화이트 노이즈도 많은 분량이 아닌데 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사물의 안타까움성]은 일전에 처음 나왔을때 경향신문 북섹션에서 보고 챙겨뒀는데 아직 구입도 못했네요. 그런데 드림아웃님의 이 페이퍼를 읽으니 으응, 내가 왜 아직도 안샀지 싶어져요. 사야겠다, 뭐 이런 마음?
[자유]는 나름 좋긴했는데요 그렇게 책에서 선전하는만큼 요란떨만한 작품이 아니더라구요, 제게는요. 오히려 다소 힘들게 느껴지는 존 쿳시의 [추락]쪽이 훨씬 더 좋았어요, 저는. 그렇지만 [추락]이 읽기 힘든 소설임에는 틀림없어요. 아니, 결말까지 읽고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해야하는게 더 맞는 표현일 것 같아요.
[낙원의 이편]은 좀 검색해봐야 겠어요. 드림아웃님, 이 페이퍼는 드림아웃님이 아직 읽지 못하신 책들에 관한 페이퍼인데, 저는 왜이렇게 읽으면서 신날까요? 아, 정말 좋아요!
>.<

dreamout 2011-12-26 23:17   좋아요 0 | URL
제가 읽지 못한 소설 중에 읽으신 소설이 많아서 일까요?
아님 다락방님도 사고 나서 읽지 못하신 소설이 많아 동병상련을 느껴서 일까요?^^

브론테 2011-12-26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reamout님, 저와 문학 구매취향 싱크로율 90% 이상입니다 @.@ 놀라워요!

<자유>는 제가 보기엔 과대평가된 부분이 있는 것 같고, <호랑이의 아내>는 저도 사두고 아직 안 읽긴 했는데 그 작품 하나보단 향후 몇 십년동안 빛날 새로운 작가탄생이라는 잠재성에 열광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제 읽은 책 중에서 베스트도 뽑아 주세요!!!


dreamout 2011-12-26 23:21   좋아요 0 | URL
사놓고 읽지 못한 것들이 이렇게 많은데, 많지도 않은.. 읽은 책 중에서 베스트를 꼽으려니, 올해는 더욱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다락방 2011-12-2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읽은 책 중에서 베스트도 뽑아 주세요!!! 2

dreamout 2011-12-26 23:24   좋아요 0 | URL
저는 다락방님이나 브론테님의 베스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훨씬 많이 읽으시고 계시잖아요~

samsuni76 2011-12-2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읽은책중에 베스트 뽑아서 올려주세요!!
달려라,토끼와 핑거스미스 내년 첫 구매 목록에 올려놓았어요..dreamout님 처럼 많이 읽지 못하지만, 그래두 늘 책 추천받고, 책 얘기하면서 많이 배우고 즐거움도 느낍니다~ 내년엔(아니, 그래,,오늘 12월27일부터라도) 좀 더 책을 곁에 두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엔 늘 자기전에 책을 보았는데, 지금은 얼마전에 생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자는 날이 많아졌어요..이건 아닌거 같아...ㅠ

dreamout 2011-12-29 20:1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재는재로 2011-12-28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중 읽은책은 단두권이네여 ^^; 책을 추리위주만 읽다보니 너무편중된
다른책도 읽어야되는데

dreamout 2011-12-29 20:20   좋아요 0 | URL
편중된 책읽기가 좋은 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컬처버스 2014-06-18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D. 베르휠스트의 소설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원작으로 한 연극이 공연되어 정보 공유합니다. 소설을 읽으신 분들께는 더욱 흥미로운 연극이 될 것 같아 댓글 남겨요. 공연 정보는 인터파크에서 '사물의 안타까움성'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연극 <사물의 안타까움성>
2014.07.10-2014.07.20 아르코 소극장
전석 2만원
예매 바로가기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4006227#Tab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