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가슴 한켠 속에 남겨져 있는 이야기들. 오래전 가슴 한켠 속에 남겨진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 저마다 가슴 한켠 아니 두켠 세켠 씩 쌓아둔 이야길 글로 쓸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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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언젠가 이것 때문에 나를 미워하게 될까봐 두려워요, 헤더.˝
˝무엇 때문에요?˝
˝이런 만남.˝ 그가 말했다. ˝당신이 언젠가 이런 만남을 되돌아보며 나를 미워하게 될까봐 두려워요.˝
나는 그를 보았다. ˝내가 두려운 게 먼지 알아요, 로버트?˝ 나는 그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 ˝나는 내가 당신을 미워하지 않게 될까봐 두려워요.˝(p.108)
죄의식은 우리가 우리의 연인들에게 이런 비밀들을, 이런 진실들을 말하는 이유다. 이것은 결국 이기적인 행동이며, 그 이면에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떻게든 일말의 죄의식을 덜어줄 수 있으리라는 추정이 숨어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죄의식은 좌초하여 입는 모든 상처들이 그러하듯 언제까지나 영원하며, 행동 그 자체만큼 생생해진다. 그것을 밝히는 행위로 인해, 그것은 다만 모든 이들의 상처가 될 뿐이다. 하여 나는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그 역시 내게 그러했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었다.(p.126)